1월 소매판매 전월比 0.8% 감소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5일(현지시간) 장 초반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 전 공개된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월가 전망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보다는 신중한 분위기 속에 관망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4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3만8539.72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9% 오른 5010.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3% 하락한 1만5854.97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를 달성한 쉐이크쉑이 20% 넘게 오르는 중이다. 시스코는 전체 직원의 5% 감원 계획 발표와 연간 실적 전망 하향 후 3%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전날 2.46% 오르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오른 엔비디아는 1.5%가량 하락세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소매판매 지표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국채 금리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줄어든 7003억달러로 집계됐다. 약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0.3%)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소비가 줄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증가 폭은 전월 대비 0.6%에서 0.4%로 하향됐다.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달 소매판매 감소로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식어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2분기 금리 인하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오는 5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36% 이상 반영하고 있다. 전날 35%에서 소폭 상승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에 비해 감소해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 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8000건 줄어든 21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21만9000건)를 밑돌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월28일~2월3일 주간 189만5000건으로 직전 주 대비 3만건 늘었다. 기존 실직자 중 새 일자리를 구한 사람들이 줄었다는 의미다.
모건 스탠리 E-트레이드의 매니징 디렉터인 크리스 라킨은 "오늘의 취약한 소매판매와 온건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모두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랠리가 더 높아질수록 개별적인 경제 데이터가 금리 인하 논의와 맞지 않을 때 하락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ed 당국자들의 발언은 이날도 이어진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와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국채 금리는 소매판매 둔화에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내린 4.2%,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bp 하락한 4.53%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약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 내린 배럴당 76.01달러, 브렌트유는 0.75% 하락한 80.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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