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열풍이 뜨겁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앞다퉈 황톳길 등 맨발로 걷기 좋은 ‘맨발길’ 조성에 나서고 있다.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 맨발 걷기 효능이 널리 알려진 데다 고령화 영향도 크다. 건강 목적으로 주민들이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 이용 효율이 높고,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주민들에게 칭찬받기 좋다.
서울시 등 앞다퉈 조례 제정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 용인, 전주 등 전국에서 맨발 걷기 관련 조례 제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부산시의회는 ‘부산광역시 도시공원 등 맨발 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처리했다. 조례안 통과는 맨발 걷기 활성화를 위한 시설 설치·보수 등의 사업 추진, 맨발 걷기 활성화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활발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의회는 이미 지난해 7월 유만희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 조례안 통과 이후 구의회에서도 앞다퉈 조례 제정에 나서면서 맨발 걷기 유행은 지자체 대표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 용인시 등 수도권이나 전북 전주 등 지방에서도 조례 제정과 맨발 걷기 산책·등산로 조성이 확대되는 추세다. 조례에서 정의하는 맨발길은 공원구역과 도시공원, 등산로, 숲 체험코스 등 비포장 흙길이다.
이왕이면 몸에 좋은 황톳길로
서울 동작구는 맨발길 조성에 열심인 곳 중 하나다. 동작구는 ‘1동 1맨발 황톳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상도·현충·대방공원 등 3곳에 맨발 황톳길을 개방했고, 올 상반기에는 노들나루, 고구동산, 서달산(사임당카페 옆), 까치산(진흥아파트 뒤), 도화, 삼일 등 6개 공원에 황톳길을 마련할 계획이다. 황톳길 설치를 위해 지난해 11월 주민을 대상으로 수요조사까지 진행했다.
구로구는 올 상반기에만 황톳길 3곳을 조성하기로 했다. 연지근린공원 편백나무길에 450m, 개봉동 온수근린공원 잣절지구에는 약 700㎡ 규모의 황톳길을 만든다. 예산도 각각 구비 5억원과 3억원이 투입될 정도로 만만찮다. 황톳길에는 이용자들이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과 휴게쉼터 등이 함께 마련된다.
구로구는 편백나무길에 황톳길이 조성되면 편백나무의 피톤치드를 느끼며 맨발 걷기를 할 수 있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것이라 기대한다. 구로구는 지난해 10월에는 안양천에 약 500㎡ 규모의 황톳길을 만들었고, 올해 안양천 신정교 인근 소단길에도 110m 길이의 황톳길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영등포구도 안양천에 총 길이 600m 규모의 황톳길 3곳을 조성해 지난달 개방했다. 올해는 신길9구역, 고추말 어린이공원 등 5곳에 간이 황톳길을 만들었다. 문래동 공공부지에 들어설 주민친화공간 내에도 황톳길을 조성하는 등 앞으로도 꾸준히 황톳길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서초구도 지난해 반포근린공원과 반포천 등 4곳에 맨발길을 만들었고, 올해는 서리풀공원, 우면산, 문화예술공원에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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