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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충당금' 압박에 2금융권 우울한 설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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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성과급·배당금 대신 충당금 쌓아야"
성과급은커녕 기존 임금까지 축소 분위기
임단협 협상 앞두고 노조 협상력도 낮아져

"연봉의 대부분이 성과급이고 계약직인 투자은행(IB) 부서 직원들 표정이 너무 어둡습니다."


한 중소캐피털사 직원의 전언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평소라면 명절 떡값에 성과급 등을 들고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기대감에 부풀지만 올해 사내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냉랭하다고 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제2금융권에 성과급 대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올초 모 캐피털사는 지난해 실적을 가결산 했을 때 흑자였다. 하지만 금감원이 최근 부동산 PF 중 본 PF 전환이 안 되는 브릿지론에 대해 예상손실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맞춘 결과 적자로 돌아섰다. 이 캐피털사 관계자는 "부장급 IB 직원의 경우 매년 수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아갔지만 이번엔 적자여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직급별 목표실적을 달성했어도 충당금 추가 반영 이슈로 못 받게 돼 많이들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당국 '충당금' 압박에 2금융권 우울한 설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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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성과급은 고사하고 기존 임금마저 줄어들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모 저축은행은 충당금 추가 적립 이슈로 지난해 적자폭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적자확대로 조만간 열릴 노조와 사측 간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과 복지에 관한 노조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구조조정이냐 임금삭감이냐 선택할 일만 남게 될 것 같다"며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에 금융 노동자들만 희생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구조조정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J트러스트그룹의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1일자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임금피크제를 유행처럼 도입하던 2010년대엔 움직임이 없다가 이번에 전격 도입을 결정했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갑자기 임피제를 통과시켜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등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라며 "한국보다 정년이 긴 일본마저 이런 상황으로 볼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금융노조들은 단체행동까지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는 전날(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투쟁본부는 "검사 출신인 금감원장이 충당금 적립 대신 배당과 성과급을 지급하면 해당 회사의 자산 건전성, 자산 관리, 내부통제, 성과급 적정성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개별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금감원발 관치금융"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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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충당금' 압박에 2금융권 우울한 설연휴

금감원은 설 연휴 이후 제2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지난해 결산실적에 충당금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장점검 대상은 8개 저축은행, 3개 캐피털사, 농협·신협·수협중앙회 등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총자산 대비 부동산 PF 취급 비중은 16.5%로 캐피털(10.9%)과 증권(4.1%) 등 다른 업권보다 높다. 브릿지론 비중도 55%로 증권(27%), 캐피털(35%)보다 많다. 반면 같은 기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대출 비중을 기준으로 보면 A급 이하 캐피털사가 150%로 위험도가 가장 높다. 뒤이어 저축은행(124%), AA급 캐피털(92%), 중소형 증권사(41%), 대형 증권사(36%) 순이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5.56%, 캐피털사는 4.44%다. 설 연휴 이후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중에서 부실기업이 수면위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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