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 배 뛴 엔비디아 올해도 40% 폭등
골드만삭스 “800달러 간다” 목표주가 상향
바클리즈는 "AI칩 수요 거품" 매도 의견
대부분의 투자기관이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자인 엔비디아의 주식을 매수하라는 의견을 내는 것과 달리 오히려 매도하라는 소수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해 세 배 넘게 오른 엔비디아 주식은 올해 들어서도 40% 이상 오르면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4.79% 오른 693.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44%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1조7125억달러로 증가했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 규모는 미국 기업 가운데 5위다. 조만간 아마존(1조7691억달러)을 제치고 시총 4위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 목표가를 주당 800달러로 상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글로벌 IB 바클리즈의 TMT(방송정보통신) 분야 주식 전문가 산딥 굽타는 투자 메모에서 “생성 AI 하드웨어 경쟁이 가속화되는 데다 AI칩 수요는 초기 훈련 구축이 완료되면 결국 둔화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상 독점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점유율 90%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매도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사인 나스닥 7대 빅테크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의 자체 AI칩 구축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M7 중 지난 4분기 기준 엔비디아 매출의 각각 46%, 28%를 차지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AI칩 구축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게 문제다. MS는 AI붐의 진원지와도 같은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대 협력사인 데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투자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AI에 대한 투자 비용을 2배 확대할 예정인 메타는 자체 AI칩을 데이터센터에 탑재한다. 이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AI칩을 나아가 상용화까지 한다면 엔비디아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바클리즈 측 분석이다.
또 엔비디아 AI칩 수요에 대한 거품을 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바클리즈는 지난 두 개 분기 동안 엔비디아 수익이 증가한 원인에는 엔비디아가 각종 AI 관련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한 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1~10월까지 벤처캐피털(VC) 부문에서 총 33건을 투자했는데 이 중 11건이 지난 회계연도 3분기에 집행됐다. 이는 엔비디아가 2005년부터 한 분기에 최대 4개 투자를 한 것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스타트업은 엔비디아 AI칩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엔비디아 AI칩에 대한 수요를 잘못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스타트업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AI칩 사용 담보로 23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중국 사업에 대한 불투명성도 존재한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엔비디아로서는 중요 고객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중국 사업 영위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 수출용인 저사양 AI칩이 얼마나 팔릴지도 불투명하다. 오히려 중국은 엔비디아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개조해 GPU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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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클리즈의 엔비디아 투자 메모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클리즈도 매도 입장을 내면서도 엔비디아에 혹독한 평가를 하지 않고 있는 데다 64개의 글로벌 기관 중 대다수인 58개 회사가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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