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조사, 내달 BSI 전망치 92.3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 지수, 100 아래면 '부정적'
전 부문, 17개월 기준 미달, '자금사정' 가장 문제
"특단의 금융지원 필요" 목소리
국내 기업들이 2년 가까이 우리 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경기 불황 체감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특단의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2024년 2월 BSI 전망치는 92.3을 기록했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로, 기준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높으면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1년11개월 동안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앞서 BSI 전망치는 2018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3개월 연속으로 기준인 100을 하회했다. 이달 BSI 실적치도 92.3을 기록해 2022년 2월(91.5)부터 24개월 연속으로 100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나눠도 BSI 전망치는 모두 낮았다. 2월 BSI 전망치에서 제조업은 91.7, 비제조업은 92.9로 모두 100보다 아래였다. 비제조업은 지난해 12월 100.5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95.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은 2022년 4월 94.8 이후 1년1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기업들은 제조업 세부 업종 중 비금속 소재 및 제품(110)이 유일하게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개 업종(식음료 및 담배·석유정제 및 화학·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은 기준선 100에 걸치는 수준이었고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전자 및 통신장비 등 나머지 6개 업종은 업황 부진을 전망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업종) 중에서는 명절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14.3)과 정보통신(105.9), 전기·가스·수도(105.6)가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도·소매(94.4), 운수 및 창고(91.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84.6), 건설(76.2)은 100보다 낮았다.
조사 전 부문 불황 전망은 2022년 10월부터 17개월 연속으로 이어졌다. 부문별 BSI도 모두 100 아래로 나타났다. 자금사정(92.3), 내수(92.8), 수출(93.7), 투자(94.8), 채산성(95.3) 고용(95.9) 부문 모두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재고는 103.9로 '과잉' 상태를 보일 것으로 기업들은 내다봤다. 특히 자금사정 BSI가 가장 낮게 나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 재고누적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은 실적부진에 대응해 그동안 금융기관 차입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 왔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많이 증가한 상황"이라며 "건설업 등 자금사정이 어려운 업종을 중심으로 특단의 금융지원책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내수·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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