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VCM(사장단 회의) 개최
신동빈 회장 등 계열사 대표 80여명 참석
회의 앞서 창업주 서거 4주기 추모 행사
"장기화된 저성장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경제는 변동성이 심화된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돌입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2024년 신년사)
롯데그룹이 18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올해 경영계획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연다. 지난해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사업군별로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VCM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리는 롯데그룹 사장단회의다.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이 총집결한다.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VCM에는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주요 경영진 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긴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이번 상반기 VCM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 속 그룹의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잠재적 외부 리스크(위험) 요인 등을 분석해 사업군별로 대응 방안을 공유할 계획이다. 신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을 위한 기술 투자 진행 상황과 사업 혁신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디자인전략센터에서는 그룹의 디자인 경쟁력을 진단하고 이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제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롯데는 현재 대내외 경제 악화로 그룹 사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롯데건설은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상황이고,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 역시 이 영향권 아래 있는 상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새벽 방송 중단 여파로 적자 경영을 했다.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도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경기가 둔화되면서 시장이 예상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 그룹의 중장기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역할 등을 각 계열사 대표에게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돌입했다고 진단하며 "과거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그룹의 역량을 냉정하게 분석해 사업별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고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VCM에 앞서 신 회장을 비롯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롯데지주실장 등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모여 서거 4주기(1월19일)를 기렸다. 신 회장이 가장 먼저 식순에 따라 묵념한 뒤 헌화하고, 이어 실장단이 직급에 따라 헌화했다. 헌화 이후 이들은 한 차례 단체 묵념으로 추모식을 마쳤다. 오후 VCM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찾는 계열사 대표들도 자율적으로 헌화하며 창업주를 추모할 예정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