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절차 밟아 국민들에게 묻자 한 것"
"당시 친박은 하야 건의…뭐가 더 옳은가"
총선에서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제 손으로 탄핵을 주장해 그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정말 괴롭다"며 "오죽하면 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1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제 모든 걸 다 바쳐서 제 인생보다 더 열심히 박근혜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지만 현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안 좋은 관계가 됐다"며 "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은 하야를 하느냐 아니면 탄핵 절차를 들어가느냐 이 두 가지 뿐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가는 헌법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고, 당시 국정은 마비가 되고 대통령의 통치력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그럴 때 헌법에는 탄핵 절차를 밟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한다는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모여서 박 전 대통령 하야를 건의했다"며 "'도저히 수습이 안 되니 하야 하십시오' 하는 게 옳은가, 아니면 그래도 탄핵 절차를 밟아 국민에게 한번 물어보자고 하는 게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고생한 것에 대해 인간적인 면에서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도 "탄핵 주장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 그건 제 철학"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탄핵이 결정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 가서 한 번 더 거르게 돼 있다"며 "그 기회에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으니 그걸 주장했는데, 일이 이렇게 돼 버렸다"고 말했다. 또 "제가 박 전 대통령을 가장 많이 경험한 사람 중 하나인데 박 전 대통령은 절대로 부정한 사람이 아니고, 거기에 대해 결벽증을 가진 사람"이라며 "저는 지금도 탄핵을 주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건 과한 일"이라고 했다.
전날 김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과 화해하고 싶지만 섣불리 그런 제안을 하기가 참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2016년 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익을 담당한 사람으로, 새누리당 직전 당 대표로 지금의 국가적 혼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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