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발견 기간 평균 26.6일
절반 가량 임대인이 발견
전체 63%에서 0.03% 이상 알코올 확인
우리나라에서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50대 남성 비율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으며, 고독사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평균 약 26.6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학계에 따르면 나주영 부산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을 게재했다. 나 교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한 664건의 법의부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법의부검 자료는 경찰의 수사 자료 및 부검 결과가 포함된 자료로서, 죽음을 설명해주는 가장 적확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독사는 가족·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일컫는다.
분석 결과, 사망 후 3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고독사 사례는 총 128건으로(19.3%)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이 108명으로 여성(20명)보다 5배 이상 많았다. 나이로는 50대가 51명(39.8%)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0명(23.4%), 40대 28명(21.9%), 20대 2명(1.6%)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나이를 종합하면 50대 남성이 44명(35.4%)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 후 고독사 시신이 발견되기까지는 평균 26.6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독사 절반 이상(65건)은 이웃이나 건물관리인, 임대인에게 발견됐다. 시신 부패 단계에서 악취가 나서 신고하거나 관리비·임대료를 받으러 갔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독사 사망자들이 생전 사회와 단절된 이유로는 '건강 문제'(61명, 55%)가 가장 많았는데, 특히 알코올 관련 문제로 파악된 사례가 43명에 달했다. 실제로 고독사 사망자의 63%에서 0.03% 이상의 알코올 농도가 확인됐다. 이어 경제 문제(31명, 2.9%), 가정폭력 등 가정 문제(19명, 17.1%)가 원인으로 집계됐다. 또 고독사로 사망한 이들 가운데 약 절반은 이혼이나 별거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 교수는 50대 남성이 고독사의 가장 많은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건강관리 및 가사노동에 익숙하지 못하며 실직, 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연령대인 점을 강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고독사와 알코올 장애에 대한 상호 유기적인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2021년 고독사 발생 건수는 총 1만5066건으로, 5년 사이 연평균 8.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