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에 아이위해 재택근무 선택
아내 "귀찮다…자유 침범당한 느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택근무 일주일째 화난다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부부가 재택근무로 인한 점심 식사 준비 문제로 다툰 후 네티즌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자 주장을 밝힌 것이다.
남편 측 글에 따르면 1월 인사발령으로 지방 근무 또는 재택근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남편은 집에 6살짜리 아이가 있어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남편은 집에서 일하는데 점심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재택근무 셋째 날 아내에게 "점심 좀 챙겨달라"고 하자, 아내는 "삼식이가 뭔지 알아? 나 힘들게 하지 마라"라며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남편은 "아내가 아이들 등원시키고 11시에 나가 3시에 들어와서 낮잠을 잔다. (나는) 5시에 업무가 끝나는데 (아내가) 자신은 저녁 준비해야 하니 아이들 씻기라고 한다. 이게 일주일 동안 반복이다"고 했다.
이어 "낮에는 내내 밖에 나갔다가 5시가 되면 저녁 준비하고 빨래한다. 그동안 아내의 낮 생활을 몰랐는데 이렇게 생활했나 싶다"며 "재택이 노는 것도 아니고 12시에 밥 먹으러 나올 때마다 눈치 보여서 힘들다"고 밝혔다.
아내 측은 혼자 있으면 점심을 안 먹거나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으면 되는데 남편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후 제대로 밥을 차려야 하는 게 싫다는 입장이다. 집안일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하는 것은 체력이 약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낮에는 솔직하게 TV 보고 핸드폰 보면서 쉰다. 책도 읽고, 거실 블라인드 내려놓고 영화도 본다. 카페에서 커피도 사 온다"며 "그런데 저 방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게 거슬린다. 자유를 침범당한 듯한 느낌이다"고 전했다.
또 "12시 되면 밥도 차려 달란다. 뭐 반찬 빼주고 국 데워주면 끝이지만 상당히 귀찮다. 저녁 한 번만 하면 될 것을 두 번이나 해야 한다. 그리고 11시에 나가는 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다. 차라리 밖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다툼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본인 생활라이프 침해받는 기분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노는 것도 아니고 재택하는 남편을 구박하면 안 된다. 차라리 아내도 나가서 맞벌이해라", "그렇게 같이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우면 결혼은 왜 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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