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용 농협은행장 "PF부실, 전 금융권 연쇄영향…시장안정화 기여"

[은행장 신년 인터뷰]
부동산·기업가계부채 조정 시
민간부채 급격한 부실화 우려
여신 건전성 관리 역량 집중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과 관련, "지금까지 일부 PF 사업장의 부실은 개별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달랐으나, 앞으론 전 금융기관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최근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군 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으로 올해 예상됐던 건설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행장은 먼저 올해 국내경제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드리운 가운데 부동산, 가계부채 등 경제·금융 부문에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부동산 시장과 기업·가계부채 조정 시 민간부채가 급격히 부실화될 우려가 있어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매우 높을 전망"이라며 "실물경제 또한 기대만큼 활발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시장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과 달리 금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도 전했다. 이 행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소폭 하향했으나, 동시에 목표를 상회하는 물가를 언급하는 등 향후 금리 정책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만큼 예금·대출 금리 또한 예상이 어렵고, 이보다는 어떤 금리 상황이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밀한 자산·부채관리 등 선제적 대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 행장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도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규제강화, 주택거래 둔화, 부동산 PF 부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가계대출 시장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며 "은행들도 (대출) 성장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중점을 둔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NH농협은행은 올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지속해서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여신 건전성과 관련해 적정규모의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을 적립할 계획"이라며 "기업 여신과 관련해서도 신용위험 조기 포착, 부실 관리 계획 적시 이행 등으로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이 행장은 올해 역량 강화를 위해 ▲핵심사업 경쟁력 제고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 ▲미래성장 수익구조 조성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 4대 과제를 마련했다. 그는 "지난해엔 높은 예대마진으로 금융업 전반의 수익성이 높았으나 향후 여건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디지털 혁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 접목 등 금융권의 끊임없는 혁신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