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 전반 실패"
"中 대만봉쇄 못 막아도 이상하지 않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내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화제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 전반이 실패했으며, 그 여파로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할 것이라고 바이든 행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27일(현지시간) 퍼거슨 교수는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버틸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키이우를 방어하자 놀랐으며 그제서야 무기를 공급했다. 그러나 이길만큼도 아니고 지지않을 만큼의 무기만 지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현재 서방의 지원은 줄고 탄약은 떨어져가는 위험한 상황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미 서방의 지원이 늦고 불충분한만큼, 러시아가 결국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중동, 대만 등 주요 분쟁지역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가 모두 실패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퍼거슨 교수는 "미래 역사가들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을 평가한다면, 억지력 측면에서 매우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것을 미국이 막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봐야겠지만, 여기서도 실패해도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외교정책의 전반적 실패 속에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놨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실패했고 이는 트럼프를 좋아 보이게 만든다"고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실패를 다시금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유럽안보에 또다른 위기상황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유럽이 두 슈퍼파워(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만약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뽑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한다면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유럽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고, 미국이 없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이다. 자체 무장할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퍼거슨 교수는 향후 인공지능(AI)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AI가 단순히 화이트칼라 사무직 일자리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인지 능력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거대언어모델(LLM)은 우리의 사고 경로를 파괴할 것이다. 아이들로부터 LLM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챗GPT를 통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인간들은 종(種)으로서의 미래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퍼거슨 교수는 세계적인 경제사학자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미국과 중국간 경제적 공생관계를 처음으로 규정한 학자로 유명하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 연구자로도 알려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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