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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충돌할 뻔…美 항공 관제사, 과로 시달려 실수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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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 항공 관제사 근무 실태 비판 보도
1.3억 고액 연봉이지만 최악 근무 조건
퇴직 등으로 인력 부족…우울증 등 호소↑

비행기를 자동차처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미국에서 항공 교통 관제사가 주 6일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과로에 시달리며 업무 중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30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이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일도 많아 근무 실태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비행기 충돌할 뻔…美 항공 관제사, 과로 시달려 실수 투성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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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수십명의 전·현직 항공 교통 관제사와 정부 관계자 등을 인터뷰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 자료를 인용해 "항공 교통 관제사가 위기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최근 2년 사이 미 항공 교통 관제사가 인력 부족과 정신 건강 문제 등에 시달린다며 FAA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황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항공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FAA가 '중대한(significant)' 항공 교통 제어 실패로 사전 분류한 사건 건수는 503건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항공 사고는 4%가량 늘었다. NYT는 이러한 사고가 과로에 시달린 항공 교통 관제사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관제사가 특정 항공기에 다른 항공 루트로 이동하라고 잘못 지시한다거나 너무 낮게 비행하도록 지시해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는데 두 경우 모두 관제사들이 과로로 너무 지친 상태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변명했다고 한다. 한 관제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 제출한 서류에 "작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 교통 관제사는 미국에서 10만달러(약 1억3200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 중 하나다. 추가 근무를 하면 그만큼 연봉에 추가로 받는 임금도 쑥 올라간다.


"비행기 충돌할 뻔…美 항공 관제사, 과로 시달려 실수 투성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하지만 24시간 내내 공항이 가동하는 상황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최근 수년간 퇴직 등으로 인해 인력이 많이 감소하고 이직도 늘어 관제사의 업무 부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한다. FAA는 향후 10년간 1만4000여명의 관제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FAA 데이터를 인용해 "관제사의 초과근무 시간이 지난 10년간 거의 세 배 늘었다"고 전했다.


뉴욕 인근에서 10년 이상 관제사로 일한 네일 버크는 최근 수년간 주 6일, 하루 10시간씩 근무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건강 문제로 관제사를 그만뒀다. 그는 본인은 물론 다른 관제사가 피곤한 상태로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면서 관제사 근무 실태를 비유해 "고무줄을 너무 많이 늘이면 어떻게 되냐. 찢어진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에서 관제사로 일했던 애슐리 스미스는 관제사들이 서로 피곤해 예민해진 나머지 위험한 실수를 저지르고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6년간 관제사를 한 뒤 지난 6월 은퇴한 미셸 헤이거는 "관제사도 사람이다. 피곤하고 실수도 저지르게 된다"며 "지칠 뿐 아니라 우울해지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현직에 있는 한 관제사는 30분 안에 식사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휴식까지 취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일에도 초과근무를 하라는 요청받는 일이 흔하고 교대근무 사이에 휴식 시간이 8~9시간에 불과한 날도 꽤 있다고 NYT에 밝혔다.


"비행기 충돌할 뻔…美 항공 관제사, 과로 시달려 실수 투성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 관제사는 휴식 시간이 일정치 못하다 보니 피로를 느껴도 불면에 시달려 병원을 다녀왔고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생계 때문에 쉽지 않다고 했다. 너무 피곤하다 보니 가끔 수면제를 복용하고 하루에 커피를 10잔 마시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에는 실수를 저질러 항공기 두 대가 너무 근접해 자칫 충돌할 뻔했으나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고 지나갔다고 고백했다.


극소수지만 일부는 술을 마시고 근무하거나 마약을 한 상태로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NYT는 최근 2년 사이 근무 중 잠을 자다 발각된 경우가 최소 7건 확인됐고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상태로 근무한 경우도 5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미국의 관제사 부족과 근무 실태 악화 문제는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질 않는다. 퇴직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신규 관제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대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내 항공 교통 관제소의 99%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관제사 노조 측은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 내 관제사의 40%가 지난해 최소 월 1회 주 6일 근무를 해야 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일부 관제소에서는 관제사들이 매주 주 6일 근무를 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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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수천 명의 승객의 생명이 달린 상황에서 하루의 몇시간씩 모니터에 붙어 하늘의 상황을 살피는 항공 교통 관제사들은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이라면서 "최고의 근무 여건일 때도 위험도가 높고 압박감이 심하지만, 근무 여건마저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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