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4분기 실적·주가 전망치 낮춰
내년 실적 회복 가능성 높아…분위기 반전 예상
LG전자가 7일 연속 하락하며 다시 10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4분기 실적 부진 우려에 기관과 외국인이 연일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당분간은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강한 실적 회복세가 예상됨에 따라 주가 변동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일 4.7% 하락한 9만5300원에 마감하며 한 달여 만에 다시 10만원선이 무너졌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 기간 하락폭은 8.8%에 달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2일부터 11거래일 연속 LG전자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기관은 LG전자를 2091억원 팔아 SK하이닉스(210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LG전자를 618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11거래일 중 3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4분기 실적 우려가 주가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최근 LG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일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고 BNK투자증권도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올해 4분기 단독(LG이노텍 제외) 영업이익 추정치를 3276억원에서 -103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면서 "매출액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프리미엄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믹스 악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추정치 조정과 함께 목표주가도 14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면서 "LG디스플레이의 재무건전성 개선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BNK투자증권은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3390억원)를 크게 하회한 13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라며 "H&A(가전) 매출은 기존과 비슷하나 영업이익률은 2.9%에서 1.2%로 낮췄고 HE(TV) 부문은 OLED를 비롯한 고가 TV 판매 부진 영향으로 매출액을 3%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률은 1.6%에서 -0.3%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LG전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4조30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이 예상되며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만의 영업이익도 3조3200억원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가전은 신가전의 성장과 볼륨존(중간가격대 시장) 공략으로 매출, 이익이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TV는 파리 올림픽 및 교체 수요의 기대 속에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 강한 실적 반등 모멘텀이 유효할 것"이라며 "내수 성수기 및 효율적 비용 관리 효과가 집중되고 IT 세트 수요 회복 사이클이 더해지며 자동차부품의 이익 기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변동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민희 연구원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원가 개선을 통해 차별화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기회복 시에는 성장 잠재력이 클 것"이라며 "주가 변동을 이용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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