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자치구별 최대단지 아파트 전수조사
21개구에서 5월 대비 11월 전셋값 상승
"전세 선호로 보증금 미반환 우려 거의 해소"
서울 자치구별 최대 단지 25곳 중 21곳(84%)의 전셋값이 6개월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전문가들의 '연말 역전세 피크' 예상을 뒤엎고 정상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2년 전 고점에 미치는 가격은 아니지만, 전세 비중 증가와 가격 상승 추세가 뚜렷해 보증금 미반환 공포는 상당히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단지 25곳 중 21곳 전셋값 바닥 찍고 상승…연말 역전세 피크 예상 뒤집었다
8일 아시아경제가 서울 자치구별로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 25곳을 추려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11월 가격이 반년 전인 5월에 비해 상승한 지역은 총 21곳으로 집계됐다. 강동·금천·동작·양천을 제외한 강남·강북·강서·관악·광진·구로·노원·도봉·동대문·마포·서대문·서초·성동·성북·송파·영등포·용산·은평·종로·중랑·중구가 이에 해당했다. 해당 조사는 5월 기준 최대 세대수·국민평형 전용 84㎡(노원은 59㎡)·월별 최고가를 기준으로 했다.
지난 5월은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역전세가 본격화한 시점으로, 전셋값이 급락해 세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컸었다. 실제로 당시 아시아경제 조사 결과 자치구별 최대 단지 25곳 중 21곳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역시 "2021년 말 전셋값이 고점을 찍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올해 말 역전세 피크가 올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으며 세입자를 공포에 떨게 했다.
하지만 시장은 전망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월세, 반전세로 옮겨갔던 세입자들이 전세로 돌아오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61%까지 높아졌다. 가격도 오히려 상승하며 보증금 미반환 우려를 덜었다.
지역별로 보면 마포구 남가좌동 DMC 파크뷰자이는 5월 7억5100만원에서 11월 8억3000만원으로 1억8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는 14억5000만원에서 16억2750만원으로 1억7750만원 상승했다. 이외에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은 8억25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1억7500만원,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는 10억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성동구 행당동 행당대림은 6억1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높아졌다.
자치구별 최대 단지 외 강남권 인기 단지의 전셋값 상승폭은 더욱 크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84㎡의 경우 지난달 25일 15억원에 거래가 됐는데, 5월 12억원 대비 3억원이나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매매가가 낮아지면서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월별 전세 거래량이 1만건 이상 나오고 보증보험 가입 등도 늘어나면서 역전세 리스크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혼란을 유발했던 새 임대차법이 안착해가는 만큼, 이 같은 역전세 리스크는 당분간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새 임대차법 시행 4년 차가 되면서 가격 변동폭이 크던 진통이 끝나고 제도가 자리를 잡아간다"면서 "여기에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한 만큼 역전세 위험은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