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맨 대학생…대학가 상권은 '울상'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학생식당 식권 판매량 25% 증가
"외식 가격 부담, 학식 자주 찾아"
인근 상권 매출 뚝…"적금도 해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이 식비를 아끼려고 학교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월세를 아끼려고 친구와 함께 사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파장이 덮친 대학 인근 상권은 찾는 손님이 줄고 매출이 떨어져 울상을 짓는다.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맨 대학생…대학가 상권은 '울상' 지난달 30일 오전 11시50분께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저렴한 학식을 찾아 나온 학생들이 배식을 받고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AD

지난달 30일 오전 11시50분께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은 점심을 먹으러 나온 학생들로 붐볐다. 음식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선 줄은 출입구까지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졌다. 테이블 자리가 부족해 모르는 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합석하는 이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메뉴는 국밥과 함박스테이크. 가격은 각각 3500원과 4000원으로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외부 식당의 절반 수준이다. 라면과 김밥은 2100원, 공깃밥은 700원이었다. 한국외대 3학년 정모씨(23·남)는 "학교 밖 식당에선 1만원으로도 배부르게 먹기 힘든데 학생식당은 메뉴 두 개를 먹어도 바깥에서 사 먹는 것보다 저렴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에 따르면 한국외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전체 식권 판매량은 올해 10월 기준 4만934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517장보다 25% 가까이 늘었다.


인근 경희대 청운관 학생식당의 상황도 비슷했다. 불고기비빔밥과 매운갈비찜의 가격은 각각 5000원과 5200원이었다. 외부 식당보다 저렴하게 식사하려는 학생들로 학생식당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희대 3학년 김모씨(24·남)는 "비용 부담에 일주일에 4번 정도는 학생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 중이라 밝힌 강모씨(25·남)도 "좋아하던 식당들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대부분 가격을 올렸다"며 "전처럼 매일 찾아가기는 부담스러워 학생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외식의 3분기 물가 상승률은 5.4%였다. 회기동과 이문동의 한식당, 분식집, 돈가스집, 국밥집 등의 가격도 올 2학기 들어 1000~2000원 정도 올랐다. 새로 문을 연 주점의 경우 소주와 맥주 가격이 대학가임에도 6000원에 달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식을 즐겨 이용하게 된 것이다.


증가하는 거주 비용도 대학생들에겐 부담이다. 지난달 23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이 다방에 등록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59만원에 평균 관리비는 8만원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월세 56만원, 관리비 7만원보다 각각 5.72%, 14.31% 오른 수치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구와 동거를 선택하는 대학생들도 있다. 최근 고향 친구와 살림을 합쳤다는 부산 출신 구모씨(23·남)는 "고향 친구와 월세 73만원짜리 투룸에서 살기로 했다"며 "같이 사는 친구는 한양대생인데,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하더라도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곳(회기동)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말에 원룸 재계약을 앞둔 신모씨(21·여)는 월세를 내려고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 신씨는 "관리비를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사실상 월세가 오른 것과 같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VIP 등급이었는데 주문 횟수를 줄이다 보니 어느덧 가장 낮은 등급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AD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맨 대학생…대학가 상권은 '울상' 지난달 30일 12시께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정문 인근의 한 식당. 식당가의 식당들은 점심시간임에도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학생들이 소비를 줄이자 대학가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이날 붐비던 학생식당과 달리 인근 식당가는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8000~1만원대 가격의 경희대 정문 근처의 한 덮밥집은 한창 점심 장사를 할 시간임에도 10개 테이블 중 6개에만 손님이 있었다. 비슷한 가격대의 또 다른 우동집도 18개 테이블 중 절반인 9개 테이블만 찼다. 냉면집을 운영하는 김모씨(61·여)는 "지난해만 해도 점심에 20만~30만원 정도를 팔았는데 요새는 10만원도 못 파는 날이 태반"이라며 "대출 금리도 오르고 매출도 떨어져 가게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임차료를 내려고 부어오던 적금을 해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64·여)는 "오늘 점심에 손님을 두팀밖에 받지 못했다"며 "원재룟값은 30% 이상 올랐는데 매출은 절반 이하로 준 절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부대찌개집 사장 김모씨(39·여)도 "물가가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500원씩 올렸지만, 순익은 20% 이상 떨어졌다"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