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3분기 성적을 내놨다. 어려워진 거시환경 속 글로벌 개인용컴퓨터(PC) 시장 수요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30일(현지시간) 델은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222억5000만달러(약 2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30억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달러(약 2조원)로 1년 전과 비교해 16% 감소했다.
부문별로 PC 부문 매출은 11% 감소한 12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PC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수요가 식으면서 판매가 둔화해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PC 출하량은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서버·네트워킹 관련 매출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9% 증가했다. 델의 PC 부문 매출 비중은 55%, 서버·네트워킹 관련 매출 비중은 40% 안팎이다. 제프 클라크 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AI 서버 관련 매출이 늘면서 2025년이면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AI PC 도입이 2025년부터 가속하면서 2027년 글로벌 PC 출하량에서 AI PC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1.08% 상승 마감한 델 주가는 장 마감 후 나온 실적 실망감에 시간외거래에서 4% 가까이 하락했다. AI 도입 확산에 따른 구조적 수요 확대 기대감에 델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약 70% 급등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HP는 3분기(자체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53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C 부문과 프린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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