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미소' 13살 이스라엘 소녀 석방…母는 여전히 억류

어린이 8명 포함 인질 13명 추가 석방
힐라 로템, 한국 방문 중 찍은 사진 공개돼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납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붙잡힌 인질 13명과 외국인 4명을 2차 석방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납치됐던 13살 소녀 힐라 로템도 포함됐다.

타임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이날 어린이 8명, 어머니 4명, 젊은 여성 1명 등 총 13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억류 50일 만에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이 공개한 석방자들 사진 가운데에는 한복을 입고 미소 짓고 있는 힐라 로템(13)의 사진도 있었다.

25일(현지시간) 하마스의 2차 인질 석방으로 풀려난 이스라엘 소녀 힐라 로템(13). 한국 방문 중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한복을 입은 채 웃고 있다.[사진출처=AP 연합뉴스]

힐라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의 자택에서 어머니 라야 로템(54)과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다.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에 따르면 힐라는 상냥하고 마음씨가 따듯하며 틱톡과 초밥,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좋아하는 13살 소녀다. 공개된 힐라의 사진은 한국 방문 중 경회루를 배경으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고궁에서 촬영한 사진 등이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과 비에리 키부츠를 인용해 힐라의 어머니 라야는 아직 인질로 억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하마스가 석방 과정에서 이산가족을 만들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 뉴스는 "지난 이틀간 모사드가 힐라의 어머니를 석방하라고 압력을 가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힐라가 어린 소녀인 만큼 모녀가 함께 풀려날 것으로 기대했던 다른 가족들은 이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라야의 남자 형제인 야리 로템은 인질 협상이 타결되기 전인 이번 주 초 WSJ와의 인터뷰에서 "두 모녀가 이번에 모두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힐라가 무사히 이스라엘로 돌아와 가족들과 재회했다며 함께 풀려난 9세 소녀 에밀리 핸드, 에밀리의 아버지 및 힐라의 가족들이 다 같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풀려난 인질들은 대부분 키부츠 비에리 출신으로 알려졌다. 키부츠 비에리는 지난달 하마스의 기습 당시 약 1200명이 숨지고 240여명이 인질로 붙잡히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역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