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2024 경제·산업전망' 발표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2.0%의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종별로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조선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건설·이차전지·석유화학은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2024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2024년 국내 경제는 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은 수출과 설비 투자의 증가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른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전년 대비 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민간 소비는 고금리와 높은 가계 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 확대, 금융 부문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자산 가치의 하락, 고물가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이 성장을 제약하며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친환경 차량의 견조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 업종의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의 완만한 회복과 관련 주요 기업들의 계획된 투자 집행,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2.1%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토목 건설의 수주 증가 예상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증가, 신규 인허가 및 착공, 건설 수주액 등 선행 지표들이 부진을 보이고 있어 올해와 비교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자동차의 견조한 수출 규모 유지, 전년도 기저효과, 세계 무역의 완만한 회복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입은 전년 대비 0.7% 감소하며 연간 256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예상했다.
13대 주력 산업의 수출은 석유화학(-0.5%), 이차전지(-2.6%)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의 수출이 확대돼 올해(4799억달러)보다 5.2% 증가한 5047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조선 수출은 고가 선박의 인도 증가로 두 자릿수(10.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반기계(1.0%), 자동차(2.0%)와 함께 기계 산업군은 전체적으로 2.7% 성장할 전망이다.
철강(1.4%), 섬유(2.0%), 정유(1.0%) 소재 산업은 신흥국 수요 증가, 첨단 소재 수출 확대 및 기저 효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석유화학(-0.5%)의 경우 단가 하락으로 횡보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IT?신산업군은 글로벌 IT 제품 및 혁신 의약품 수요 증가와 기저 효과로 반도체(15.9), 정보통신기기(12.7%), 바이오헬스(4.6%) 등의 수출 증가로 산업군 전체로는 11.4% 증가하며 우리 경제의 수출 확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차전지는 소폭(-2.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에서는 조선(84%)이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차(-2.0%)는 누적된 이연 수요의 실현 및 구매 여건 악화로 감소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반도체(9.4%), 정보통신기기(5.4%), 바이오헬스(10.7%) 등은 고속 성장세가 예상되나 이차전지(3.3%)는 전기차 성장세 둔화로 전년(68.8%)에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과 내수 회복으로 반도체, 정보통신 기기 등 IT·신산업군은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철강, 정유 등 소재 산업군의 생산은 제한적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생산은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산업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미국, 유럽 시장 수요의 견조한 성장세와 수출 단가 상승 등의 요인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년 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물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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