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 배치되려던 포대도 중동 이동
중동 배치 포대 기존보다 2배 증강
대중국 포위망 전력 약화될 가능성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교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 영공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중동에 집중배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동에 모든 주요 방어전력이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에서 대중국 포위망의 약화 등 적성국가 억제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부는 최근 2주동안 중동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 수를 기존 6개에서 12개로 2배 늘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 장기화로 이스라엘 영공 방어에 보다 전력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중동으로 패트리엇 전력을 급파시키기 위해 다른 지역에 배치되려던 패트리엇 포대들은 모두 행선지가 변경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오는 13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방산 박람회 중 하나인 두바이 에어쇼에 패트리엇 포대를 출품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중동으로 실전 배치했다. 또한 괌과 하와이에 추가 배치될 예정이던 패트리엇 포대도 중동으로 보내졌다.
패트리엇 포대는 1980년대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현 RTX)이 개발한 방공망 시스템을 일컫는 것으로, 방공망 형성을 위한 이동식 지대공미사일을 발사 및 운용체계 전반을 가리킨다.
현재 미국은 60개의 패트리엇 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소 17개국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러시아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포대가 지원됐으며, 중동의 미국 동맹국인 요르단이 패트리엇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중동지역에 집중된 패트리엇 포대의 운영을 위해 인력도 추가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얼마나 많은 인원이 새로 추가됐으며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 배치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WSJ는 "패트리엇 부대 기술진을 뽑는 미 육군 모집 공고를 통해 중동 지역 패트리엇 부대가 바레인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영된단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패트리엇 포대가 중동으로 모두 집중되면서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하려던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는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WSJ는 "패트리엇 포대의 이전 배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그간 중동에서 태평양으로 방어망을 재배치해왔던 추세와 달라진 것"이라며 "특히 태평양에서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의 하원 군사분과위원회 위원장인 더그 램본 의원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이외 다른 지역에서 방공망을 제공하는 미국의 능력이 우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