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등 경제 지표 선방
경기 하락 우려 잦아들어 위안화 방어 초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최근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을 웃돌며 반등하면서 통화 완화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20일 성명을 통해 1년 만기 LPR을 3.45%로, 5년 만기 LPR을 4.20%로 각각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이다.
LPR은 18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산출한다. 현지 금융기관들은 이를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물 금리는 일반 대출, 5년물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다. 2020년 초까지만 해도 1년 물 기준 LPR은 4%대로 유지됐으나, 인민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4월부터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이번 LPR 동결은 앞선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예상된 결과다. 통상 중국에서는 MLF가 조정되면 LPR도 따라 움직인다. 앞서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이 7개 경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는 모두 10월 1년물과 5년물 LPR이 동결될 것으로 관측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7890억위안(약 146조원) 규모의 1년 만기 MLF 대출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만기가 도래하는 5000억위안 규모의 MLF를 만기 연장하고, 2020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 수준인 2890억위안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MLF에 대해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2.50%의 금리가 적용토록 했다. 아울러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340억위안의 단기 유동성도 투입했다.
이후 지난 18일 확인된 중국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기대를 웃돌며 선방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4.9%를 기록하며 전망치(4.4%)를 웃돌았다. 중국은 남은 4분기 4.4%만 성장하면 정부의 연간 목표치(5.0% 안팎)를 달성하게 된다. 4분기에는 중국 내수 소비가 폭발적으로 일어난 국경절 황금연휴가 속해있고, 최근 지표 회복으로 심리 추이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2.9%로 비교적 낮아 기저효과도 기대된다. 경기 급락 우려가 완화되면서 당국은 재정보다는 통화신용 정책 중심의 온건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올해 들어 5% 이상 하락한 위안화 가치에 대한 압박 우려도 통화 당국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차이신 조사에서 5개 기관은 10월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평균 7.29위안으로 봤다.
다만 주요 외신은 중국의 지방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판매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달 랴오닝, 충칭 등 복수의 지방정부가 미상환 부채 해결을 위해 특별재융자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시장은 올해 이 같은 채권 발행 규모가 최소 1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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