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21만개 채굴될 때마다 대가 절반 줄어
내년 4월 반감기 전망…비트코인 보상 3.125개로 줄어
비트코인 공급 줄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선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 등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내년 4월에 쏠린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내년 4월로 예상되면서 이후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는 내년 4월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블록 채굴로 대가로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특정 날짜로 지정된 것이 아닌 블록 21만개가 생성될 때 해당 시기가 찾아오게 된다. 보통 업계에선 4년에 한 번 비트코인 반감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체 채굴량이 2100만개로 고정돼 있으며, 2140년 이후에는 더 이상 채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감기를 맞이하면 블록 채굴을 통한 비트코인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게 된다. 내년 4월 반감기가 지나면 블록당 보상은 비트코인 3.125개로 줄어든다. 이와 같은 현상 때문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면서 가격 상승 전망이 나온다. 채굴에 대한 보상이 줄어 시장에 공급되는 비트코인 수량이 이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감기 이전까진 시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이후에는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 분석 사이트 트레이딩뷰의 자료를 보면 2012년 11월28일 첫번째 반감기 당일 12.35달러(약 1만6666원)로 집계됐다. 이후 채굴 보상이 블록당 50개에서 25개로 줄자 비트코인 가격은 완만하게 우상향하다 2013년 2월 초 20달러를 넘겼고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감기 이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과거 반감기 이후 가격 변화 양상을 보면 반감기 직후 반드시 가격 상승이 나타나진 않았다. 두번째 반감기인 2016년 7월10일 650달러(약 88만원)를 기록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해 8월2일에는 537달러까지 내리기도 했다. 또 세번째 반감기인 2020년 5월12일 비트코인 가격은 8823달러를 기록했는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5개월여가 지난 후 본격적인 상승장을 맞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반감기 이후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시 경제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단기적으로 보면 내림세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개념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도입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어떻게든 코인은 초기에 분배가 돼야 하며 일정한 비율이 최선의 형식으로 보인다"라고 적은 것을 통해 반감기를 적용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또 사토시는 반감기가 반드시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새로운 코인이 생성된다는 것은 통화 공급이 계획된 것처럼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반감기가 다가오면서 앞으로 채굴 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채굴업자 사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가상자산 채굴 정보 사이트 코인워즈에 따르면 18일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451.74엑사해시(EH/S)를 기록했다. 올해 초 266.42엑사해시, 지난 6월 말 407.85엑사해시와 비교하면 해시레이트 값은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속도를 의미한다. 해당 값이 올라갈수록 채굴 참여가 많아지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