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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에 묻다]②JP모간 "韓 금리인하, 美보다 앞서 내년 2분기 시작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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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
"내년 美보다 먼저 금리인하" 소수의견 눈길
고물가 고착화 동의 안해
올·내년 성장률 전망 낮지만
올해 저점 회복기조 예상

[IB에 묻다]②JP모간 "韓 금리인하, 美보다 앞서 내년 2분기 시작될 것"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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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보다 빠른 내년 2분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12일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한국JP모간 사무실에서 만난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금리 인하 시점을 미국의 인하 시점보다 앞선 내년 2분기로 내다봤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한국의 금리인하 시점도 지연될 것이란 세간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년 2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을 내보인 것이다.


박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 눈에 띄는 것은 현재 한·미 간 금리차가 2%포인트로 역대 최대까지 벌어져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이로 인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소수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경제가 오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경제 전문가 22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전문가가 미국이 먼저 금리인하에 돌입하고 비슷한 시기에 한국도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을 내보인 반면,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 박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과거 그의 족집게 전망이 딱 들어맞았던 경험이 있어서다. 지난 2021년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단행을 앞두고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한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당시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소수파였는데 한은이 그해 8월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그의 전망이 적중했다. 지난해에도 시장보다 높게 본 박 이코노미스트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연이어 들어맞으면서 '족집게'라는 별칭도 새로 붙었다.


그의 '촉'이 남다른 것은 한은과의 특별한 인연에 더해 금융통화위원들의 의견을 담은 의사록을 꼼꼼히 정독하고 분석하는 그의 열정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2002년 한은에 입행해 한때 한은맨이었던 박 이코노미스트는 3년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을 거쳐 2015년 JP모간에 합류한 그는 한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인해 국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지만 박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고물가가 고착화 될 것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가 점차 둔화 추세에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한은이 목표로 하는 물가목표 수준(2%)에 점차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래는 박 이코노미스트와의 일문일답.

[IB에 묻다]②JP모간 "韓 금리인하, 美보다 앞서 내년 2분기 시작될 것"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분위기가 급변해 미국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가 뉴노멀이라고 봐야 하나. 고물가가 고착화하는 건지.

▲생산(GDP) 갭과 인플레이션 갭이 중립적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다면, 통화정책의 기조도 중립적인 수준을 향해 갈 것이다. 중립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기준금리로 봤을 때 현재 수준보다는 낮고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는 높을 것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에 관해서는 내년 하반기에는 한은의 목표수준(2%)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그렇다면 고물가의 고착화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980년 이후 40년 만에 고물가 충격을 받으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구조적 저물가 시대가 저물었으며, 2000년 이전과 같은 고물가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고 봐야 하나.

▲코로나19 이전 상황과 비교해 보면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며, 또한 공급망의 분절화로 인한 영향으로 분명 예전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높아진 측면은 있을 것이나, 그 정도가 얼마만큼인지는 수치화하기 어렵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지만 중앙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하회하는 경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 이제는 물가상승률 목표가 더 달성 가능한 수준이 됐다고 본다.


-고용시장을 보면 미국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고, 우리나라도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가.

▲지난 몇 년간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충격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 팬데믹 이후 조기 은퇴와 같은 노동 공급 행태의 변화, 플랫폼 노동과 같은 불완전하지만 유연한 형태의 노동시장의 대두, 그리고 팬데믹 초기의 대규모 재정·통화 완화정책의 이연된 효과 등이 중첩돼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세계화의 시대가 끝나고 공급망 분리와 재편이 진행 중인데 미국과 유럽 주도의 공급망 분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공급망 분리 성공의 기준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난 몇년간의 경험으로 인해 공급망 구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한 안정성은 분명히 예전에 비해 더 큰 비중으로 고려되고 있을 것이고, 따라서 향후 공급망 재편은 그와 같은 방향으로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망 분리의 성공이 서로 다른 진영 간에 상당한 정도로 공급망이 분리된 상황을 의미한다면 이것은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특성상 달성되기 어려운 목표일 것이며, 실제 이와 같은 정도의 분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 않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통제하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기술적인 측면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신흥시장국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물론 도시국가, 자원부국, 조세회피처 등은 논외로) 역시 거버넌스 구조의 선진화가 필요해 보인다. 민간이 얼마나 장기 정책 전망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1%대에 이어 내년 2%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으나 2020년부터 5년 평균으로 보면 잠재성장률을 약간 하회하는 수준이다. 거시경제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불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전망은 조심스러우나 올해를 저점으로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고민이 크다. 올해 초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최근 사그라들었다.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까.

▲기준금리 인하시점이 빨리 올 것이라는 견해의 주요 근거는 국내 경기가 빠르게 냉각될 것이라는 것인데 실제 그렇지 않았다. 금리인하는 국내 경기상황, 특히 인플레이션 안정화 경로를 확인하며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과 결부시켜 기계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트렌드가 어느 정도는 동조화 돼있고 또 비슷한 양상의 거시경제 조정과정을 겪고 있어 미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이른 시점에 한국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경우 고정금리 기반이지만 한국은 금리 변동에 민감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계가 자신의 행태를 바꿀 요인이 더 많다. 미국보다 한국이 금리를 먼저 인하할 경우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하가 가까이 왔다는 시그널만 나온다면 시장에 선반영될 것이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IB에 묻다]②JP모간 "韓 금리인하, 美보다 앞서 내년 2분기 시작될 것"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물가의 경우 한은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근원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유가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데 물가 재상승 우려는 없나.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의 경우 유가 등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으나 좀 더 안정적인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월별 상승 추세가 점차 2%선으로 수렴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몇 달 후에는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에서도 확인 가능할 것이다. 유가 등 외부여건의 큰 폭 충격이 아니라면 내년 3분기 말에는 2% 목표에 근접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2%로 낮췄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어떻게 전망하나.

▲내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한다. 앞서 말한 대로 올해와 내년 중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은 거시경제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또한 내년의 글로벌 성장 환경도 올해에 비해 약화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내수와 순수출 사이에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있어 팬데믹 충격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2020년대 중반 성장률 흐름은 2010년대와 비슷하게 안정적인 모습일 것이다. 다만 장기 트렌드로 성장률이 하향 안정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의사록을 꼼꼼히 보기로 유명하다. 최근 금통위원들의 교체로 내부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진 것이 감지되는데.

▲만장일치 의사 결정 속에 올해 3명의 위원 교체가 있어 익명 의사록에서 각 위원들의 시각을 식별해 보는 것이 어렵긴 했다. 다만 새로 합류한 위원들 역시 큰 틀에서는 연초부터 제시됐던 입장대로 조심스럽게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고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외환시장이 출렁였다. 시장 변동성이 심화된 상황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사실 인터뷰 이후 기사가 송고되기까지 시간에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것 아닌가. 만약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면 기조가 완전히 방향성을 갖고 전환됐다고 판단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며, 그 사이 기간에 예상할 수 없는 변수는 어느 방향이든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한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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