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충격 패배, 국민의힘…김기현 책임론 불씨로

정권책임론 주효…"정부여당 혁신있어야"
"김기현 지도부, 尹 지지율 보완 못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여당은 '지역발전론'을 꺼내 들고 맞붙었지만, 여당이 큰 차이로 패배했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전초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김기현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39.37%(9만5492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6.52%(13만7065표)의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17.15%P(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18% p 차 여당 패배'를 예상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보궐선거를 거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속 승리하며 쌓아 올린 당 자산이 리셋됐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의 결과는 17.87%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패배 원인을 두고 정권 심판론이 유효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 의원은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이번 선거에 상당히 책임이 있다"며 "그래서 한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고 이게 우리 정부 여당의 어떤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갖고 오느냐 앞으로 그게 문제"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강서구가 국민의힘의 열세 지역은 맞는다면서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태후 후보가 당시 민주당 후보를 2.61%P 차로 앞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2.2% 졌다가 지방선거에는 (김 후보가) 2.6%를 이긴 것"이라며 "이게 17%로 벌어졌다는 건 이거는 그만큼 확인된 민심"이라고 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가 11일 저녁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선거사무소에서 투표현황표를 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번 지방선거 때 이겼을 때 보면 전통적인 어떤 보수 지지층,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 민주당의 불공정에 실망한 어떤 스윙보터들, 그다음에 상대적인 중도 보수들 이런 식으로 해서 외연이 굉장히 넓어져 있었다"며 "김종인, 이준석 체제를 거치면서 여기가 좀 달라지겠구나 이제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당이 됐구나 해서 찾아왔는데 이분들도 실망해서 굉장히 많이 떠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천 당협위원장은 "사실은 대통령 지지율 거의 그대로 따라간 거지만 그분을 보완해줄, 플러스알파 역할을 해줄 당 지도부도 없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민주당보다는 좀 더 나은 미래 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지도부가, 플러스알파가 되는 지도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선거연합이 대부분 붕괴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인 김태우 후보를 다시 지금 정부 여당이 오만하다는 걸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며 "김태우 후보는 논란은 있지만, 인지도는 높았다는 점과 진교훈 후보는 신인이었다는 점을 이렇게 보면 후보 변수는 지금 상황에서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