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위원회에 연락한 피해자 478명
일본의 대형 기획사 '쟈니스 사무소'가 탄생한 지 61년 만에 간판을 내린다. 쟈니스 창업자 성 추문 여파가 커지고 있다. 쟈니스 소속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일본 주요 보험사를 비롯해 다양한 광고주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2일 주요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쟈니스 사무소가 창업자 겸 전 사장 고(故) 쟈니 기타가와의 성 착취를 인정하고 사명을 '스마일업'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쟈니스 사무소의 새로운 사장 히가시야마 노리유키는 "창업자 기타가와와 완전한 결별 결의를 나타내기 위해 회사명을 오는 17일 자로 스마일 업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스마일 업이라는 명칭은 자니스 사무소가 3년 전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기 위해 취득한 상표다.
새 사장은 "스마일이라는 말에 이질감을 느끼는 분도 있겠지만 우선은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을 조금이라도 빨리 진행해 나가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새출발을 알렸다.
회사는 피해 보상 접수창구로서 9월 13일 자로 3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피해자 구제 위원회를 설치했다. 본격적 보상은 오는 11월부터 시작하며, 보상이 완료되면 자니스 사무소는 완전히 폐업할 예정이다. 사무소가 설치한 피해자 구제위원회에 478명이 연락했으며 이들 가운데 325명이 보상을 원하고 있다.
기존 소속 연예인과 사원 모두 새 회사로 이적한다. 일본 아이돌 그룹 V6 출신인 이노하라 요시히코가 신회사의 부사장으로 일한다.
히가시야마 사장은 "'칸쟈니 ∞'(칸쟈니 에이트), '쟈니즈웨스트' 등 '쟈니스'가 붙는 그룹명, 계열사 명칭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쟈니스는 쟈니 기타가와가 1962년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스맙, 아라시, 캇툰, 칸쟈니 등 다수의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일본 최대 기획사다.
창립자 쟈니 기타가와는 2019년 7월 사망한 이후 연습생 격인 쟈니스 주니어 출신 오카모토 카우안이 미성년자 시절 쟈니 기타가와로부터 성 착취를 당한 사실을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인기가 많은 유명 아이돌 그룹과 기무라 타쿠야, 마츠모토 준 등 인기 스타를 담당했던 쟈니스 창업주의 성 추문으로 일본내 다양한 광고주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 광고 모델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보험사 가운데 쟈니스와 계약을 유지하지 않기로 한 보험사가 적지 않다.
일본 도쿄해상일동화재는 쟈니스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해상은 "인권존중을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실천해온 도쿄해상은 쟈니스사무소와 더 이상 광고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며 "기간이 남은 계약의 경우 만료를 기다리지 않고 해지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닛폰생명도 쟈니스와 더 이상 광고계약을 맺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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