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산물 수입금지라더니…일본 앞바다 싹쓸이하는 中 어선

일본 인근 공해에서 日 선박과 함께 조업
아사히 "중국 배가 잡으면 중국산이냐" 비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로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전면 금수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정작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 어선이 일본 인근 해역에서 고기를 잡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일본 어선이 고기를 잡으면 일본산이 되고, 같은 곳에서 중국 배가 중국으로 가져가면 중국산으로 유통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25일 아사히신문은 선박의 해상 위치와 조업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글로벌피싱워치(GFW)로 북태평양 중국 선박 활동을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중국 선박이 다수 확인된 곳은 홋카이도 동쪽 끝 네무로시에서 약 1000km 떨어진 공해였다. 이곳에서는 꽁치, 고등어, 정어리 등의 고기잡이가 이뤄진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사히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전인 지난달 3일 기준 중국 선박은 156척이었고, 오염수를 방류한 이후인 지난 19일에도 중국 어선 162척이 이 부근에서 조업 중이었다. 오염수 방출이 진행된 기간에도 하루 146~167척 등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산청도 현재 일본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하는 중국 선박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양 어업을 하는 중국기업들은 아사히의 취재에 "현재도 이 부근에서 꽁치 등을 잡고 있다"고 인정했다.

현재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소비자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아사히는 "일본 어선이 이곳에서 잡은 수산물은 일본산이 되고, 중국어선이 같은 해역에서 잡은 수산물은 중국산이 돼 중국 안에서 유통된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오키나와 북서쪽 200km 앞바다에서도 오염수 방출 이후 중국 선박 조업이 이뤄졌다. 일본 어선들도 인접 해역에서 고기잡이해 사실상 같은 바다에서 일본·중국 배가 같이 조업에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아사히는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2일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해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 금지하기로 했지만, 정작 일본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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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다 야스히로 와세다대 객원조교수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중국이 정작 일본 어선이 조업하는 북태평양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중국의 수산물 금수 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서면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했지만, 눈에 띄는 중국 측의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