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中화유그룹, 모로코에 美공급용 LFP 양극재 공장

연산 5만t 규모…보급형 전기차 50만대분
IRA 해외우려집단 확정시 지분 비율 조정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전구체 공장 추진
신학철 "소재 수직 계열화 체계 공고히"

LG화학이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모로코에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인도네시아에선 니켈 제련·전구체 공장 설립에 나선다.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 LFP 양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북아프리카 모로코 LFP 양극재 공장과 리튬 컨버전 플랜트(CP) 건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공장과 연산 5만t 규모 전구체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리튬 가공과 니켈 제련, 전구체로 이어지는 양극재 소재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LG화학과 화유그룹 산하 유산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모로코에 연산 5만t 규모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LFP 양극재는 주로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 소재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LFP 양극재 5만t은 보급형 전기차 50만대(350㎞ 주행 가능한 50kWh 용량 전기차 기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모로코 공장에선 북미 지역에 공급할 LFP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모로코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다. 이곳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양사는 추후 IRA의 해외우려집단(FEOC) 규정이 확정되면, 지분 비율을 조정할 방침이다. 모로코는 LFP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인광석 매장량 세계 1위다. 세계 매장량 73%(500억t)에 달하는 인광석이 모로코에 매장돼 있다. LG화학은 모로코 공장을 바탕으로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높인 LMFP 양극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왼쪽 일곱 번째부터)천쉐화 화유코발트 동사장과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은 모로코에서 화유그룹 산하 화유코발트와 리튬 컨버전 플랜트 사업도 추진한다. 컨버전 플랜트란 리튬 정광(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에서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모로코 리튬 컨버전 플랜트는 2025년까지 연산 5만2000t의 리튬 양산 체제를 마련하고, 모로코 LFP 공장에 리튬을 공급한다.

이외에도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IRA 충족을 전제로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제련·전구체를 아우르는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위해 협력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과 생산량 1위 국가로,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제조업과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양사는 인도네시아 연산 5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 나아가 전구체 생산을 위해 니켈 광석에서 니켈 중간재(Mixed Hydroxide Precipitate·MHP)를 추출하는 제련 공장 설립도 논의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모로코 양극재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LFP 양극재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원재료에서 전구체,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소재 수직 계열화 체계를 공고히 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서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