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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핑 티켓 100만원, 손흥민 경기 40만원에 팔아요"…중고거래 플랫폼 '암표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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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폭리
법적 사각지대에 적발 어려워
경범죄처벌법 실효성 지적 나와
지난해 온라인 암표 신고 4224건
매크로 의심은 수사 의뢰

원가보다 몇 배의 폭리를 취하는 암표가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지만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의 암표 매매를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아 적발이 쉽지 않다.

"블핑 티켓 100만원, 손흥민 경기 40만원에 팔아요"…중고거래 플랫폼 '암표 천국' 블랙핑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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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공연, 정가 2배는 기본

12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콘서트·축구 경기·기차 등 다수의 암표 거래 글이 게시돼 있었다. 공연의 경우 오는 16~17일 예정된 가수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이 가장 잘 팔린다. 국내 대형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이날 하루만 200건이 넘는 거래 글이 올라왔다. 티켓 정가는 VIP석 22만원, R석 18만7000원, S석 15만4000원, A석 12만1000원이다. 그러나 암표는 VIP석 50만~100만원, R석 35만~50만원, S석 25만~30만원, A석 20만원 수준이다. 원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손흥민 선수가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 A매치 경기도 인기다. 지난 6월20일 엘살바도르전 티켓은 프리미엄 20만원, 1등석S 11만원, 2등석S 6만원, 레드석 3만5000원, 3등석 3만원이 정가인데, 암표는 프리미엄 35만~40만원, 1등석S 16만~25만원, 2등석S 10만원, 레드석 8만5000원, 3등석 6만원 등에 판매됐다.


"블핑 티켓 100만원, 손흥민 경기 40만원에 팔아요"…중고거래 플랫폼 '암표 천국'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블랭핑크 콘서트 판매글.[사진=각 플랫폼 캡처]

골프장 부킹도 암표 천하다. 퍼블릭 골프장 예약이 열리자마자 ‘부킹 매니저’들이 ‘매크로(자동완성)’를 돌려 예약을 싹쓸이하고, 1인당 최소 1만원씩 웃돈을 붙여 인터넷 골프 카페나 온라인 부킹 사이트 등에서 판매한다. 이들은 부킹 매니저용 웹사이트에서 빼돌린 예약 시간 정보를 공유한다. 한 매니저는 "봄가을 시즌에는 팀당 최소 4만원씩 매일 10팀은 판매한다"고 했다. 불법 웃돈 수익이 하루 40만원, 한달 120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추석을 앞두고 기차표 암표 거래도 극성이다. 지난달 29~31일 추석 기차표 예매 종료 후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웃돈을 붙인 암표 매매 글 50여개가 순식간에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오는 27일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KTX 표를 7만원에 올렸다. 정상 운임은 일반실 4만6800원인데 2만원 넘게 웃돈을 붙인 것이다. 다른 판매자는 10월1일 부산 구포역에서 서울역으로 올라오는 KTX 표를 일반 운임보다 3만5000원 비싼 1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예 판매가를 ‘9999원’, ‘2만2222원’, ‘1111원’ 등으로 올려 개별 협상하기도 한다. 구매자들도 어차피 정가 구매가 어렵다고 보고 "먼저 연락을 달라"며 거래에 임하고 있다.


법 미비에 처벌 어려워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암표는 명백한 불법이다. 경범죄처벌법은 흥행장(공연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 승차권, 승선권을 되판 사람에게 2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문제는 암표 거래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이뤄지지만, 현행법은 오프라인 장소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에는 암표 거래 금지 규정에 정보통신망을 명시하거나 구체적 장소 규정을 삭제하는 등의 경범죄처벌법 개정안 4건(맹성규·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돼 있지만, 모두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블핑 티켓 100만원, 손흥민 경기 40만원에 팔아요"…중고거래 플랫폼 '암표 천국'

그 사이 암표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대중문화예술분야 암표 신고 시스템으로 접수된 신고는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에서 지난해 4224건으로 급증했다.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개정 공연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판매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매크로 사용이 확인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온라인 암표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모호해 수사의뢰가 힘든 부분이 있다"며 "향후 법 시행에 맞춰 암표 신고 시스템 운영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차표도 철도사업법에 따라 승차권을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자신이 구매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알선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처벌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 법에 따라 2021∼2022년 매크로 이용 의심자 10명을 수사의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차권 불법 거래 차단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대량 구매 후 반환 등 비정상적 구매 이력과 매크로를 이용한 접속 내역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이뤄지는 개별 거래까지 잡아내는 것은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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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 매크로 규제

외국에서도 매크로를 이용한 대량 티켓 구매는 엄격히 처벌한다. 미국은 연방법률 ‘온라인 티켓 판매법’에 따라 매크로 이용 불법행위 사업자를 연방거래위원회(FTC) 제재 대상으로 지정, 주정부 차원에서 민사소송을 진행한다. 또 뉴욕주 예술문화법은 500달러 이상 1500달러 이하의 벌금과 재판매를 통한 이익은 전액 몰수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암표는 시장 경제를 혼란에 빠트린다는 점에서 중한 범죄"라면서 "암표 거래를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하는데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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