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팀
간단한 표면분자분포 예측법 개발
생산 과정 품질 관리 가능
대량 생산 길 열어
국내 연구진이 '꿈의 소재' 맥신(MXene)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승철 한·인도협력센터 박사 연구팀이 맥신의 자기수송(Magnetoresistance) 특성을 이용해 표면의 분자 분포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간단한 측정으로도 맥신의 분자 분포를 분석할 수 있게 되어 생산과정에서 품질관리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대량생산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개발된 맥신(MXene)은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나노물질로, 높은 전기전도성 갖추고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어 반도체, 전자기기, 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재이다. 맥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표면에 덮인 분자의 종류와 양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표면에 덮인 분자가 불소일 경우 맥신의 전기전도성이 낮아져 전자파 차폐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두께가 1nm(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해 표면에 붙은 분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도 수일이 소요돼 지금까지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표면에 붙은 분자에 따라 전기전도도 또는 자기적 특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2차원 소재의 물성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맥신의 자기수송 특성을 계산해 다른 추가 장치 없이도 대기압과 상온에서 맥신 표면에 흡착된 분자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물성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맥신의 표면을 분석한 결과, 자기수송에 영향을 미치는 홀산란인자(Hall Scattering Factor)가 표면 분자의 종류에 따라 극적으로 변한다는 점을 예측했다. 홀산란인자는 반도체 물질의 전하 운반 특성을 나타내는 물리적인 상수로, 동일한 맥신을 제조하더라도 홀산란인자는 불소인 경우 가장 높은 2.49, 산소의 경우 0.5, 수산화물의 경우 1의 값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분자의 분포를 분석할 수 있었다.
맥신은 홀산란인자 값에 따라 응용 분야가 달라지는데 1보다 낮은 값을 가진 경우 고성능 트랜지스터, 고주파 생성 소자, 높은 효율의 센서 그리고 광검출기 등에 활용이 가능하며, 1보다 높은 값을 가지면 열전소재, 자기센서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맥신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 이하임을 고려하면 응용가능한 소자의 크기 및 필요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센터장은 “순수한 맥신의 제조 및 특성에 집중된 기존 연구와 달리 제조된 맥신을 쉽게 분류할 수 있도록 표면 분자 분석에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균일한 품질을 가진 맥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Nanoscale’ (IF 6.7)의 올해의 주목할 만한 논문(2023 Hot Article Collection)으로 선정돼 지난 6월28일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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