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집물질이론센터 "초전도성 발견 못해"
공중부양 현상도 반자성 여부 장담 글쎄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추측되던 물질 'LK-99'에 대해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앞서 다른 연구소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LK-99의 초전도성을 검증하는 데 실패했다.
CMTC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8일(현지시간)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LK-99는) 상온, 심지어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그저 매우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다. 진실과 싸우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데이터가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CMTC는 전날 두 연구 기관에서 나온 LK-99와 관련된 연구 논문도 소개했다. 첫 번째 논문은 인도 정부 소속 실험실에서 나온 것으로, 해당 실험실은 "LK-99에선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고, 단지 반자성(diamagnetism)이 조금 있다"라고 결론 내렸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소에서 내놓은 또 다른 프리프린트(논문 출판 전 공개된 연구)에선 LK-99가 단순한 강자성체(ferromagnetism)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LK-99의 샘플 비디오가 보여준 '공중부양 현상'은 강자성일 수 있다는 추측인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 6일 하버드대 소속의 한 물리학자는 강자성체를 이용해 LK-99와 유사한 형태의 공중부양 현상을 재현해 보이기도 했다.
통상 초전도성은 전기저항값이 0인 상태에서 마이스너 효과, 즉 완전반자성(perfect diamagnetism)을 보이는 물질을 뜻한다. 이전에 나온 프리프린트 주장이 사실이라면, LK-99는 초전도체의 어떤 전제조건도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CMTC는 LK-99가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물질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센터 측은 "일부 사람들은 반자성체이기만 해도 LK-99가 흥미롭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대답은 '아니오'이다"라며 "LK-99에 들어가는 재료인 구리(Cu), 납(Pb), 인(P)은 반자성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LK-99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연구팀 등이 발견해 붙인 물질 이름이다. 이 대표 연구팀 측은 최근 해당 물질의 초전도성을 관측했다며 관련 프리프린트를 게재해 국제 연구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 '링크드인' 등 SNS에 해당 물질의 조제법까지 공개해 여러 국제 연구소들이 재현 실험 및 검증에 몰두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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