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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릿고개]"살 사람은 다 샀나"…판매량 증가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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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전기차 보조금 축소, 시장 영향은
판매량은 늘지만 증가율은 둔화
특히 보조금 축소 및 폐지 韓·中 영향 커
"차 가격 비싸 보조금 민감 반응"
얼리어답터 이미 구매 마쳤다는 분석도

편집자주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완성차의 10%를 넘어서면서 각국 정부가 보조금과 세제 지원 등 친환경차 관련 혜택을 줄이고 있다. 정부 지원 축소로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업체들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을 활용한 전기차 저변 확대까지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확보까진 도달하지 못했다. 대부분 업체가 전기차를 팔아서 이익을 내지 못한다. 획기적인 기술 발전으로 '반값 전기차'가 나오기 전까진 전기차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본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체기에 돌입한 전기차 시장 현 상황을 살펴보고 글로벌 정책 변화와 대응을 소개한다.
[전기차 보릿고개]"살 사람은 다 샀나"…판매량 증가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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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판매량 자체는 늘고 있으나 증가율이 둔화한 것이다.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 폐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7일 본지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함께 주요국 전기차 판매량과 보조금 제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21년에는 116%, 2022년은 61%, 올해 상반기에는 41%였다.

[전기차 보릿고개]"살 사람은 다 샀나"…판매량 증가세 '뚝'

다행히 전기차 판매량 자체는 2021년 478만대에서 지난해 802만대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434만대가 팔렸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은 기존 전망치를 낮춰 잡는 추세다. 과거 2~3년과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글로벌 시장기관 EV볼륨즈는 올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 전망을 기존 1430만대에서 1390만대로 낮춰 잡았다.


국가별로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마크라인즈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린 10개 국가 중 7개 국가(중국·미국·영국·한국·노르웨이·스웨덴·일본)가 판매증가율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 중 가장 많은 하락세를 보인 국가는 한국이다. 한국에서 전기차는 올해 상반기 7만5000대 팔렸다. 지난해 상반기(6만1000대)보다 늘었지만, 증가율은 23%로 지난해(118%)보다 크게 떨어졌다. 다음으로는 중국이다. 중국은 109%에서 32%로 낮아졌다.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미국에서도 68%에서 54%로 판매 둔화세가 보인다.

[전기차 보릿고개]"살 사람은 다 샀나"…판매량 증가세 '뚝'

이같은 판매량 둔화 움직임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와 맞물린다. 각국 정부가 보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보조금을 줄이거나 폐지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국고 기준)은 최대 82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당시에 없던 차량 가격 기준(5700만원 미만 시 보조금 100% 지급)이 생겼으며, 보조금 한도도 최대 680만원으로 줄었다.


정부 주도로 전기차 보급을 늘린 중국은 2009년 보조금 정책을 시작해 12년간 약 30조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보조금은 2만2500위안(약 409만원)에 달했다. 차츰 판매가격,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가 올해는 아예 보조금을 폐지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상하이, 산시성 등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취득세 면제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숙기에 접어든 북유럽 국가들도 보조금을 없애는 추세다. 노르웨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은 2020년 50%를 넘기 시작해 지난해 80%까지 올라왔다. 최근 노르웨이 정부는 전기차 구매자 대상 세액 공제 혜택은 줄이고 오히려 중량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스웨덴도 5만크로네(620만원) 규모의 구매 보조금을 지난해 말 없앴다.

[전기차 보릿고개]"살 사람은 다 샀나"…판매량 증가세 '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일은 지난해까지 4만유로(5600만원) 미만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최대 6000유로(8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지급 규모를 대당 4500유로(630만원)로 낮췄다. 독일은 내년부터 보조금 지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26년에는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예정이다.

반대로 판매량 둔화세에 이제야 보조금 제도를 시작하는 나라도 있다. 미국은 과거엔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없었으나, 올해 4월부터 2032년까지 세액공제 방식으로 최대 7500달러(약 981만원) 보조금을 지급한다.


소비자들은 보조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친환경 전기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에서 국내 성인남녀 21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기차 구입 시 고려사항에 대한 질문에 차량 가격 및 구매 보조금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501명(24%)·367명(17%)이었다. 국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대(5700만원)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사무국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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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얼리어답터(빠른 수용자)들이 전기차를 이미 구매를 모두 한 후 주류로 거듭나기 전 소비 정체 현상이 빨리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수용 주기 이론에 따라 전기차를 신기술로 보면, 가장 빨리 제품을 구매한 ‘혁신자’와 얼리어답터들의 비율은 15%다.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은 10%다. 예상보다 빠르게 ‘캐즘(Chasm)’이 온 것으로 본 것이다. 캐즘이란 신기술 등장 후 주류시장에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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