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폭염으로부터 대중 건강 지키기 위해"
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인해 이란 정부가 이틀 동안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바하도리 자흐로미아스 이란 정부 대변인은 "폭염으로부터 대중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2일과 3일을 휴일로 지정하자는 보건부의 제안에 각료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휴일 선포 결정은 전례 없는 폭염 때문이다. 이란 기상청은 아바즈 등 남서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50도에 육박하고, 다른 지역의 최고기온도 40도를 넘을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이번 주 남부 아흐바즈에서는 수은주가 51도까지 치솟았다.
그런가 하면 서남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는 폭염으로 1000명 이상의 입원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물 부족 사태까지 겹쳐 주민들이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페드람 파카인 보건부 대변인은 폭염 관련 질환자가 최근 놀랄만한 수준으로 늘었다고 우려했다.
보건부는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사병 등 온열질환 우려가 있다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달 체감온도가 섭씨 66도를 넘어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온도"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페르시안 걸프 국제공항은 지난달 16일 낮 12시 30분께 체감온도가 섭씨 66.7도를 기록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폭우 등이 이어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회원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폭염은 폭풍이나 폭우처럼 피해가 생생하게 목격되지는 않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일사병과 열사병, 실신, 경련, 탈진 등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온열질환을 초래하기 때문에 중대한 공중보건 위협으로도 꼽힌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폭염을 가장 위험한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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