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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배상금 공탁' 법원서 줄줄이 거부… 정부 고육책 물거품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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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469조 ‘당사자 의사로 제3자 변제 거부’… 새 판단 필요
정부, 공탁 이의신청 '항고·재항고' 가능… 대법원까지 갈 수도

강제징용 피해자 또는 유족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제3자 변제 공탁’을 지방법원이 줄줄이 거부하면서, 배상금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과정에 개입해 활로를 모색하려 했으나, 되려 실타래가 얽힌 상황이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금 공탁' 법원서 줄줄이 거부… 정부 고육책 물거품 될 수도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제3자 변제'를 반대해 온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들을 대상으로 외교부가 공탁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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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제3자 변제 공탁’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법원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공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재판을 통해 정부의 제3자 변제 공탁이 적법한지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제3자 변제 공탁은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채무를 갚으려고 하는데 채권자가 받기를 거부하거나 받을 수 없을 때, 그 돈을 법원에 일단 맡기는 것이다. 정부가 제3자 변제 공탁과 같이 복잡한 방법을 택한 이유는, 일제강점기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동원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 기업에 위자료를 주라고 판결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법원은 일본 전범기업에 강제징용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것인데,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주면 강제징용을 인정하는 셈이 됐다. 일본은 당시 우리 정부와 껄끄러운 상황이어서 배상 판결을 따를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었고, 식민지배 등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윤 대통령이 제3자 변제 카드를 꺼내면서 손해배상 문제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우리 정부는 제3자인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설립해 강제징용 피해자 또는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우선 지급한 뒤, 채무자인 일본 기업들로부터 구상금을 청구해 되돌려 받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하지만 일선 법원이 정부의 배상금 공탁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금 공탁' 법원서 줄줄이 거부… 정부 고육책 물거품 될 수도

이날 기준 광주지법, 수원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안산지원, 전주지법 등은 정부가 신청한 공탁 10건 중 8건을 거부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또는 유족이 제3자 변제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 이유다. 정부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재차 "이의 신청의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또는 유족이 강제징용 배상금의 제3자 변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법원은 정부의 공탁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이의 신청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정부의 제3자 변제 공탁 문제는 정식 재판을 통해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또는 유족들이 직접 변제를 거부하는 만큼 법원 공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법원은 당사자의 제3자 공탁 거부 의사가 분명하기 때문에 공탁받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제3자의 채무 변제와 관련된 민법 조항에 대해 법원이 단 한 번도 법리적인 해석이나 판단을 내려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재판에서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 변제를 거부할 수 있는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직접 줘야 하는 일본 전범기업 대신 제3자인 우리 정부가 피해자에게 대신 변제할 자격이 있는지 등이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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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현직 부장판사는 "민법은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허용하지 않는 때에는 제3자가 변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자의 거부 의사도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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