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정상회담서 17개 MOU
교역량 1500억달러 달성 위한 로드맵도 제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를 비롯해 베트남에 풍부한 핵심광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세계 2위 희토류 매장국으로 세계 1위인 중국을 견제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국 정상은 지난해 기준 877억달러인 교역액을 2030년 1500억달러로 두 배 끌어올리기 위한 로드맵을 내놨다. 앞으로 1500억달러 달성을 위한 상설공동운영회를 설치·운영하고, 공급망 협력·금융협력·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신도시 개발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발전·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구체화를 위해 양국이 외교 안보 협력을 강화해 양국 경제협력에 흔들림이 없게 한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경제·외교안보 분야에서 17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경제 분야 협력을 위해 ▲ 코리아 플러스 및 베트남 플러스 양해각서(MOU) ▲한·베 EDCF(대외경제협력기금)·경협증진자금(EDPF)을 통한 경제협력 MOU ▲교통 공중보건 기후변화 대응 등 금융 협력 추진 ▲한·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 MOU ▲파리 협정 6조 이행에 관한 MOU▲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및 인력교류를 위한 협력의향서 ▲원산지증명서전자교환시스템 개통 관련 약정 ▲2023~2030년 경협증진자금 차관 관련 협력 약정 ▲도시개발 협력 위한 도시성장동반자 프로그램 MOU에 서명했다.
양국은 코리아 플러스 및 베트남 플러스 양해각서 체결 이후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규모 1500억달러 달성을 위해 상설 공동위원회를 운영해 수시로 교역규모 및 교역 분야에 대한 실시간 논의를 통해 차질 없는 목표 달성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규정인 파리 협정 6조에 대한 이행을 위해 한국의 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 시티, 기후 변화 대응 분야를 베트남에 이식하는 등 양국의 협력할 방안을 적극 발굴하기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코이카 무상원조를 통해 10년간 3000만달러의 공동연구를 지원하고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설립해 과학기술 발전을 함께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수출입 기업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을 개통한다. 윤 대통령은 "2015년 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한층 원활히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EDCF와 EDPF 등을 통한 40억달러 규모의 유상원조를 통해 베트남의 2045년 선진국 도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성과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외교·안보 협력 구상도 나왔다. 양국은 외교 장관 대화 연례화를 통해 행동 계획 이행을 효과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퇴역 함정 양도, 해군경 간 협력 강화 및 방산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이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베트남은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인태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의 핵심 협력국이고, 한·아세안 발전, 한·메콩 협력에 있어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번에 체결한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이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만큼 한국의 방산·군사적 지원이 베트남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하노이=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