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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브루스 윌리스와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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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고령사회 향해 질주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의료 부족
노령층 빈곤도 해결할 문제

[시사컬처]브루스 윌리스와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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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마블의 전성시대는 꽤 오래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인 DC까지 포함한다면 슈퍼히어로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언맨이 등장한 200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요즘은 초능력을 가진 존재가 ‘히어로 무비’의 주인공으로 주로 등장하지만, 인간계의 영웅들이 득세하던 시대도 있었다. 옛날 옛적부터 보자면 엄청난 근육을 앞세운 람보, 코만도 같은 주인공이 대표적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탑건 시리즈는 육체적인 힘보다 탁월한 능력의 영웅을 만들어냈다. 극단적 사례는 미국 대통령을 영웅으로 내세우는 설정인데, 이쯤 되면 도를 넘은 ‘미국 영웅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감상을 방해한다.


인간계 영웅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영웅을 꼽자면,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일 것이다. 그는 압도적인 신체나 능력하고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은커녕, 이혼 위기에 처한 형사에 불과하다. 다만 그에게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있다. 처절하게 당하면서도 포기를 모른다. 저 정도면 죽었겠지? 안 죽었다! 존 맥클레인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 브루스 윌리스는 이 영화로 할리우드의 대표 액션배우가 되었다. 그 뒤로 무려 25년 동안 5편의 다이하드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다. 계속 맞고 당하다가 결국에는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설정은 똑같다. 아마도 이렇게 많이 얻어맞은 주인공은 영화 역사상 없을 것이다.


다이하드 시리즈 외에도 브루스 윌리스는 액션 영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식스 센스’ 같은 공포영화, SF 장르인 ‘제5원소’,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 난해한 실험영화에 가까운 ‘12 몽키스’까지 깊고 넓은 연기폭을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아무리 맞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던 브루스 윌리스는 현실에서 최악의 적을 만났다. 치매. 그는 기억과 함께 언어까지 잃었다. 안타깝게도 이런 증상이 시작되었을 때 나이가 겨우 50대 후반.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랄까. 그에게는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돈이 있고 그를 보살펴주는 가족도 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다. 이제 곧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된다. 그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노인성 질환이라는 그림자도 노인의 숫자에 비례해 더 크고 무겁게 우리 사회를 덮칠 것이다. 이건 비관적 예측이 아니라 정해진 미래다. 지금도 의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는데 우리 의료체계가 초고령화 사회를 견뎌낼 수 있을까? 각종 사회 연금도 고갈을 우려할 만큼 재정이 안 좋은데, 10년 20년 후에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경제적 여력이 있는 노인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빈곤과 함께 고독 문제도 심각한데, 가족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율은 이미 30%를 넘어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된 지 오래다. 치매 같은 노인성 질환이 생긴 노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치료와 가족의 보살핌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우울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다시 브루스 윌리스 이야기로 돌아오자.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그는 가수 활동도 꽤 했다. 그의 노래 중에서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Save the last dance for me)’를 추천한다. 드리프터스(Drifters)의 원곡을 다시 부르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능청스러운 맥클레인 형사의 표정이 떠오른다. 나의 끈질긴 영웅이여,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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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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