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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주목한 한지]②"귀하신 몸" 문화재 복원 기술 업그레이드한 한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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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캄파뇰로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장 인터뷰
"한지, 복원 편의성과 지속력 끌어올린 귀한 소재"
"소수의 장인이 소량제작, 수급 어려운 것이 유일한 단점"
"전통 종이 제조법 사라진 이탈리아, 한지처럼 전통 종이 복원 나서"

2016년 한지가 이탈리아 공식 문화재 복원 용지 인증 시험을 통과한 이래 현재까지 총 5종(의령 신현세 한지 3종, 전주 한지 2종)의 한지가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 보존복원중앙연구소(ICRCPAL)의 인증을 거쳐 현지 복원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전통 한지 활성화를 위해 로마 국립중앙도서관과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은 지난 4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기록문화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전통 한지 활용’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럽이 주목한 한지]②"귀하신 몸" 문화재 복원 기술 업그레이드한 한지 열풍 로마 국립중앙도서관과 베네치아 국립마르차나도서관 두 기관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스테파노 캄파뇰로(62·Stefano Campagnolo) 관장.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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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서관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스테파노 캄파뇰로(62·Stefano Campagnolo) 이탈리아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지에 대해 “얇으면서도 튼튼한 한지는 지류 문화재 복원 작업의 편의성과 더불어 지속력을 끌어올린 귀한 소재”라며 “우리 기관이 다수의 고문서를 보유하고 복원 작업을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한지에 대한 활발한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복원 학계의 한지 열풍은 현지 복원 전문가들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2016년 한지가 인증 시험을 통과하자 바티칸박물관 복원팀이 가장 먼저 한지를 활용한 복원작업에 나섰다. 성 프란체스코 친필기도문인 카르툴라(chartula), 로사노 복음서(Rossano Gospels) 등 중요 문화재 5점 복원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현장에선 일본 화지에 비해 한지의 수급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시 바티칸박물관은 직접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 연락해 복원에 사용할 한지의 공수를 요청할 정도였다. 캄파뇰로 관장은 “한지의 우수성은 이미 복원 전문가들이 먼저 알아볼 정도로 충분히 검증됐지만, 문제는 편리하게 구할 수 있는 화지에 비해 한지는 소수의 장인이 소량 제작하고 있어 수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지난 4월 공진원을 비롯해 전주시와 한국전통문화전당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계기로 향후 보다 원활한 한지 활용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협약을 계기로 두 도서관은 공진원, 전주시 국내 기관과 전통 한지를 활용한 기록문화 보존·복원사업 협력과 함께 전통 한지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전시, 당사자 간 전통 한지 보존 분야 공동 연구 확대, 기록문화 보존 복원을 위한 지류분야 중요성 논의와 연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럽이 주목한 한지]②"귀하신 몸" 문화재 복원 기술 업그레이드한 한지 열풍 지난 4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진행된 ‘기록문화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전통한지 활용’ 관련 업무협약 체결식. 김태완 공진원 전통생활문화본부장(왼쪽)과 스테파노 캄파뇰로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로마 국립 중앙도서관 관장. [사진제공 = 공진원]

실제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사용하는 한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지보다 훨씬 얇고 투명하나 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었다. 로마 국립이탈리아중앙도서관 내 복원연구실에서 직접 복원에 사용되는 전주 한지를 보여주던 캄파뇰로 관장은 “한지는 다른 지류와 결합력이 좋고 온도 습도에 따른 상황변화도 견딜 만큼 유연함을 갖춘 과학적 소재”라며 “다만 흠이 있다면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라며 예상치 못한 웃음을 안겼다.


저명한 음악학자기도 한 캄파뇰로 관장은 이탈리아 크레모나 시의원을 거쳐 문화유산활동 2급 관리자(도서관 분야) 자격을 취득한 뒤 몰리세 박물관장, 크레모나 주립 도서관장을 역임했다. 이후 베네치아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장을 지내던 중 2021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장에 임명됐다. 이탈리아 남부와 중부를 두루 오가며 박물관과 도서관 수장을 맡으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문화재 복원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복원 실무자들이 먼저 주목한 한지는 일찍부터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캄파뇰로 관장은 한지의 매력으로 "손으로 닥섬유를 떠서 만드는 고유한 제작기법과 한지장들이 사용하는 전통적인 주형(틀)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도서관이 자리한 로마와 베네치아는 도시 자체가 문화유산이라 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특히 국립도서관의 대표 격인 중앙도서관과 이탈리아 현지에서 가장 오래된 마르차나 도서관의 경우 문화재 보존에 대한 정통성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런 기관에서 자국 소재가 아닌 한국의 전통 종이를 복원에 활용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니었을까.


캄파뇰로 관장은 “애석하게도 현재 이탈리아에는 과거 양피지로 제작된 고문서들이나 기타 지류 문화재 복원에 사용할 양피지나 전통 종이 제조 과정과 인력이 소실돼 이 과정도 복원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한국의 한지장과 공방의 존재가 더 귀하게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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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이탈리아에서도 전통 종이 제조를 위한 다양한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한지 제조가 매우 어렵고 고령화나 수요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역사와 전통, 그리고 뛰어난 기능까지 품은 한지가 잘 보존되고 복원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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