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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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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四國)의 다카마쓰(高松)를 알게 된 것은 전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덕분이다. 그의 히트작 ‘해변의 카프카’에 등장하는 도시가 다카마쓰와 도쿄다.


‘해변의 카프카’를 처음 읽게 된 것은 ‘카프카’라는 제목에 끌려서다. 프란츠 카프카라는 매혹적인 보헤미안 작가를 제목에 등장시켰는데 어찌 이 소설이 궁금하지 않겠는가.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의 프란츠 카프카에 이어 ‘도쿄가 사랑한 천재들’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연구·취재하면서 ‘해변의 카프카’를 다시 펼쳐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카프카(Kafka)를 소설 제목으로 쓴 작가는 하루키가 세계 최초가 아닐까.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나카무라우동집의 가케우동. 사진=조성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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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도시가 다카마쓰와 도쿄다. 소설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 다무라 카프카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카프카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 소년은 스스로 강해지고 어른스러워지려 노력한다. 주인공은 어느 날 무작정 가출해 밤새 달리는 야간고속버스를 타고 다카마쓰로 간다.


다카마쓰는 도쿄에 비하면 깡촌이다. 주인공은 다카마쓰에서 이름과 나이를 속여가며 작은 사립도서관의 사서 보조로 취직한다. 열다섯 살 소년은 노련한 자취생처럼 혼자서도 이것저것 잘 만들어 먹는다. 소설은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고 스릴러, 판타지, 미스터리를 번갈아 가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소설을 읽다 보면 다카마쓰가 몹시 궁금해진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카가와현 마루가메시 교외에 위치한 나카무라우동집 간판. 사진=홍지형

카가와(香川)의 현청이 있는 다카마쓰는 인구 43만의 도시다.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를 쓴 게 2002년이다. 하루키 팬덤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을 무라카미안 또는 하루키스트라 부른다. 이들은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찾아 여행하고 그 경험을 공유한다.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책도 오래전에 출간되었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해변의 카프카' 상하 표지. 사진=조성관 작가

하루키는 미식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2008년에 번역된 ‘하루키의 여행법’이다. 이 책에는 카가와에서 우동집을 순례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계속 우동만 먹어대니까 아무리 우동을 좋아한다고 해도 점점 뱃속이 이상해졌지만, 다음 차례인 ‘가모 우동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우동을 먹겠다는 목적으로 취재차 시코쿠까지 왔으니 후회해봐도 이미 때는 늦었다. 이렇게 된 이상 위장이 받아들이는 한 계속 우동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침 아홉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날씨도 좋고 우동도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동이라는 음식에는 뭐랄까, 인간의 지적 욕망을 마모시키는 요소가 들어있는 것 같다>


하루키 소설의 특징은 음식과 음악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미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하루키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다카마쓰의 우동에 대해 극찬을 한 적이 있다. 주인공은 다카마쓰역 광장 건너편에 보이는 우동집에 들어가 우동을 먹는다.


<나는 도쿄에서 태어나서 줄곧 도쿄에서 자랐기 때문에 우동이라는 걸 별로 먹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이건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우동과도 달랐다. 우동 면발이 쫄깃하고 신선하며 국물 맛도 좋다. 게다가 가격도 깜짝 놀랄 만큼 싸다. 너무 맛있어서 한 그릇 더 시킨다. 덕분에 오랜만에 배가 불러서 행복한 기분이 된다>


‘하루키의 여행법’은 이미 ‘해변의 카프카’에서 그 씨앗이 뿌려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본은 우동의 나라다. 일본의 대표 우동이 사누키(讚岐) 우동이다. 카가와의 옛 이름이 사누키다. 강수량이 부족한 사누키에서는 예부터 밀을 많이 재배했고, 자연스럽게 국수를 주식으로 삼았다. 면발이 굵고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사누키 우동의 매력이다. 쫄깃함의 비밀은 밀가루를 반죽할 때 물과 소금의 비율에 있다고 한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오전 9시에 문을 연 나카무라 우동집. 사진=조성관 작가

하루키는 ‘하루키의 여행법’을 쓰기 위해 카가와에서 가모 우동을 포함한 소문난 우동집을 찾아다녔다. 그런 그가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은 곳이 나카무라 우동이다.


나카무라 우동집은 다카마쓰와 붙은 마루가메(丸龜)에 위치한다. 직접 자동차를 몰지 않고서는 교통편이 참 애매하다. 그만큼 외졌다. 동행의 도움을 받아 다카마쓰역에서 급행을 타고 사카이데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타기로 했다. 오카다(岡田)행 버스를 타고 야마노다니(山の谷)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자. 하지만 나의 어처구니 없는 판단착오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버스는 한 시간 뒤. 택시를 탈수밖에. 택시는 도심을 벗어나 20여분만에 들판을 달렸다. 집들이 드문드문했다. 이런 곳에 과연. 멀리 나카무라(なかむら) 현판이 파랑 하늘에 군기처럼 세워져 있었다.



나카무라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2시. 문을 열려면 20여분이 남았다. 주변을 둘러본다. 우동집 뒤편으로는 포도밭과 감자밭이 보인다. 그 뒤로 멀리 사발을 뒤집어놓은 것 같은 산이 우뚝하다. 이이노산이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승용차가 있었다. 택시기사는 도쿄 번호판이란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남자에게 말을 거니 나카무라 우동을 먹고 싶어 어제 도쿄에서 출발해 오사카에서 하룻밤을 잤다고 했다. 오사카에서 새벽에 일어나 여섯 시간을 차를 몰고 왔단다. 문을 여는 시간이 임박해지자 약속이나 한 듯 자동차들이 꼬리를 문다. 히로시마 자동차 번호판에서 내린 여성은 유투버였다. 주변을 동영상으로 찍으며 쉬지 않고 이야기한다.


영업 시작 5분쯤 남았을 때였다. 식당 안에서 면을 삶을 때 나는 특유의 냄새가 훅 스쳤다. 우동면을 삶는 중이구나. 어릴 적 어머니가 밀가루 반죽으로 수제비를 만들어 끓는 물에 집어넣을 때 맡아본 그 냄새였다. 침이 돈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나카무라우동집의 가마타마우동과 튀김. 사진=조성관 작가

정각 9시에 여종업원이 문을 열었다. 두 번째로 들어갔다. 막 건져낸 고소한 튀김 냄새가 진동했다. 우리는 미리 메뉴판을 보고 구상한 대로 소(小)자로 가케우동 더운 것과 찬 것, 가마타마(釜たま) 우동을 주문했다. 튀김은 야채 튀김, 오징어다리인 게소(ゲソ), 원통형 어묵튀김인 치구와(ちくわ)를 골랐다.


자리에 앉아 찰기가 자르르 흐르는 면발을 감상한다. 일단 비주얼에서 식욕을 자극한다. 먼저 가케우동을 먹어보기로 한다.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감미롭다. 미끈한 목넘김이 황홀하다. 입속의 연인이 이만할까. 이건 음식의 차원을 넘어섰다. 하루키가 다시 오고 싶은 우동집이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튀김을 더 먹고 싶어 게소를 하나 더 샀다. 식사를 마치고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을 슬쩍슬쩍 살펴본다. 우동을 종류별로 두 그릇씩 즐기고 있었다. 멀리서 온 손님들 같았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카프카'에서 엿본 하루키의 우동 찬미…'무라카미안'이 그를 따른다 우에하라야 본점의 주방 모습. 사진=조성관 작가

3박 4일 다카마쓰를 여행하면서 우동을 다섯 끼 먹었다. 나카무라, 우에하라야 본점, 사누키면업 본점, 후게츠, 메리켄야 다카마쓰역 앞점.

이중 나카무라 다음으로 미뢰를 감동시킨 우동집은 우에하라야(上原屋) 본점이었다. 다카마쓰 여행의 제일 명소인 리츠린고엔(栗林公園)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점심으로 우동을 먹고 리츠린고엔으로 가면 금상첨화다.


이 우동집의 매력은 손님이 조리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이다. 그릇에 삶은 면을 받아 손님이 5초~10초 동안 끓는 물에 면을 데쳤다 꺼낸다. 여기에 취향대로 파, 튀김가루, 시치미를 뿌려 먹으면 된다. 곁들여 먹는 튀김으로는 새우튀김, 생선튀김, 감자튀김, 곤약튀김 등 다양하다. 나는 손바닥만한 생선튀김에 가케우동을 먹었다.


다섯 번의 우동집 탐방에서 나는 바로 옆자리에서 나는 “후르르 후르르”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 그때마다 한 가지 사실을 체감했다. 일본인을 일본인이게 하는 음식이 우동이라는 사실을. 중국인이 하루 중 한 끼는 바오쯔(包子)를 먹는 것처럼. 한국인이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에서 안도감을 맛보는 것처럼, 일본인은 우동 한 그릇에서 행복을 느낀다. 사방에서 들리는 면치기 소리에서 오롯하게 전해졌다.



카가와현의 별칭은 우동현이다. 우동 맛집만을 순례하는 우동택시가 있고, 우동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는 우동학교도 있다. 다카마쓰공항 국제선 출국장에는 특이한 소파가 여러 개 보인다. 우동면발 모양의 소파다. 앉아보면 푹신하다. 그뿐인가. 출국장 검색대 앞에 줄을 서면서 탑승객들은 ‘공항 국물(空港 だし)’이라는 푯말을 본다. 종이컵으로 우동국물을 맛볼 수 있게 설치했다. 물 대신 우동 국물을 먹는다. 상상력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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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웅 "남은 기간 여론 변동폭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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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선거법에 따라 5월28일부터 6월3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는 공표할 수 없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다. 향후 여론 흐름이 어떨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기간이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여론이 변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밤 TV 토론 영향과 관련한 28일 추가 질문에서도 "이미 부동층 비중이 급격히 줄었고, 상

  • 25.05.2506:00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일본에서 쌀 파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선진국 일본에서 쌀 파동 때문에 민심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이 "우리 집에 쌀이 남아돈다"는 발언을 했다가 즉시 경질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일본 정부는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쌀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쌀이 부족하다는 황당한 해명까지 내놓으며 비판을 받고 있다. 경질된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은 일본 미야자키현 출신으로 아버지인 에토 다

  • 25.05.2406:00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오픈런' 현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는 더 이상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대중국 관세가 145%에서 30%로 낮아졌지만, 30%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 25.05.3007:00
    ⑨수능 설계한 박도순 교수 "수능은 절대평가로, 선발은 대학에 맡겨라"[인터뷰]
    ⑨수능 설계한 박도순 교수 "수능은 절대평가로, 선발은 대학에 맡겨라"[인터뷰]

    199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내세운 모토는 '외우기 시합 끝' '암기식 문제 탈피'였다. 17개 과목까지 시험을 치렀던 종전의 학력고사는 단편적 지식을 주입하는 입시 폐단의 주범이라는 말을 들었다. 암기 경쟁에 교육이 함몰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한두 문제 차이로 수만, 수십만 명 수험생의 운명이 갈리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수능 출범의 산파역을 맡았던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83)는 "수능

  • 25.05.2906:50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 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 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906:50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906:00
    ⑥세포분열하는 학원 과목…사교육비 증가 분석해보니[단독]
    ⑥세포분열하는 학원 과목…사교육비 증가 분석해보니[단독]

    사교육 시장 30조원. 남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부모의 불안감과 욕심, 갈팡질팡 교육 정책이 낳은 공교육 해체는 '7세 고시(高試)' 현상으로 대변되는 사교육 팽창을 낳았다. 통계청과 교육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아이들 학원비로 지출한 돈은 2020년 19조4000억원에서 2024년 29조2000억원으로 10조원가량 늘어났다. 매년 2.5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통계가 발표될 즈음엔 30조원을 훌쩍 넘어 32조원에

  • 25.05.2906:00
    ⑦돈 없으면 재수도 못한다
    ⑦돈 없으면 재수도 못한다

    고교를 졸업하면 사교육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입에 실패하면 '사교육의 늪'이 기다린다. 이른바 N수다. "돈 없는 부모는 아이 재수도 못 시킨다"는 말은 일상화한 지 오래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재수정규반은 월 200만 원대, 기숙형 재수학원은 월 400만~500만원을 받는다. S 기숙학원의 경우, 한 달 교습비만 393만7000원이다. 여기에 모의고사비와 교재비 등으로 월 30만원가량 추가된다. 또 1인실을 쓰려면 30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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