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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러 '칼리닌그라드', 3가지 이름 속 혼돈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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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보유한 유일한 부동항 도시인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400㎞ 떨어진 역외영토다. 동으로는 발트3국, 북으로는 발트해, 남으로는 폴란드에 둘러싸여 있는 그야말로 ‘육지의 섬’이다. 최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고 스웨덴도 가입을 서두르면서 사방이 고립된 지역이 됐다.


[전쟁과 경영]러 '칼리닌그라드', 3가지 이름 속 혼돈의 미래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의 모습. 칼리닌그라드=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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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 전체의 적으로 떠오르면서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해선 안 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폴란드 정부가 지난 10일 이 지역의 지명을 더 이상 칼리닌그라드가 아닌 폴란드어 지명인 ‘크롤레비에츠’라고 부르겠다 선포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도시는 원래 명실상부한 독일 영토였다. 1256년, 독일계 십자군인 튜튼기사단이 발트해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세운 도시였고 원래 지명도 ‘쾨니히스베르크(Konigsberg)’였다. 이 말은 독일어로 ‘왕의 산’이란 뜻으로 현대 독일의 전신국가인 프로이센 왕국에서 매번 왕이 바뀔 때마다 대관식을 치르던 곳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패망하면서 당시 소련이 이 지역을 점령해버렸고, 지금까지도 러시아 영토로 남아있다. 소련은 이 지역을 점령한 이후 원래 살던 독일인 대부분을 내쫓고 지명도 볼셰비키 혁명의 지도자 중 한 명인 미하일 칼리닌의 이름을 따서 칼리닌그라드라고 불렀다.


이후 1980년대 말부터 소련이 약화되면서 다시 독일로의 반환 움직임이 강하게 일었지만 독일은 서독과 동독 간 통일과정에서 소련의 지지를 받고자 이 지역을 영구히 포기한다고 선언하면서 평화롭게 러시아 영토로 굳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이후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사방이 나토 회원국으로 둘러싸인 이 지역은 외부와 완전히 고립됐고, 러시아와의 육·해상 연결로도 언제든 끊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발트해 전역을 내해로 품고 있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그야말로 고립무원에 놓이게 된다.


이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막대한 피해로 유럽의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각국의 암투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폴란드가 자국식으로 지명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도 결국 향후 영유권분쟁 발생 시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천명한 것이다.


칼리닌그라드의 지역주민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크게 동요하고 있다. 러시아로 잔류할지, 독일로 다시 편입될지, 폴란드나 제3국과 합병할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아예 ‘발트공화국’이란 이름으로 독립해 유럽연합(EU)에 가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란 땅에 부여된 3개의 지명과 지역주민들의 복잡한 정체성,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변수가 앞으로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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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과 발트해 영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전체 폭이 200해리가 채 되지 않는 전 세계 여러 내해 지역들의 영유권 분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과 일본 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독도’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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