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원금·이자 미뤄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37조 육박"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 은행이 약 3년 동안 코로나19 금융 지원 차원에서 원금과 이자를 미뤄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이 3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월부터 순차적으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부실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각 은행은 한계에 이른 대출자를 찾아 연착륙을 유도하고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원이 시작된 이후 이달 4일까지 여러 형태로 원금이나 이자 납기가 연장된 대출의 잔액은 36조6206억원, 건수로는 25만9594건(만기연장·원금상환 유예·이자유예 중복)에 달한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은 모두 34조8135억원이며, 대출 원금을 나눠 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1조5309억원도 받지 않고 미뤄줬다. 같은 기간 2762억원의 이자도 유예됐다.

은행들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마자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했다. 지원은 당초 2020년 9월로 시한을 정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지원 종료 시점이 무려 5차례나 연장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연장 결정이 없다면 오는 9월부터 상환 유예 대상 대출자들부터 금융지원이 사실상 종료돼 하반기 은행 연체율이 갑자기 상승하는 등 대규모 대출 부실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각 은행은 잠재적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