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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을' ASML의 자신감…"中, 기술 복제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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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중심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기술 개발 뿐 아니라 '공급망 구축' 강조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자체 첨단 반도체 장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 네덜란드 ASML이 기술 복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단순히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이를 생산하기 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슈퍼을' ASML의 자신감…"中, 기술 복제 쉽지 않을 것"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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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중 갈등의 중심에 ASML이 있다면서 ASML의 주요 임원진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렇게 보도했다.


ASML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회로를 더욱 미세하게 새길 수 있는 EUV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반도체 장비 업체의 대중 수출을 막아서는 규제를 발표했고, 지난 3월 네덜란드가 미국의 수출규제에 동참하면서 ASML도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ASML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당시 조치로 인해 EUV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추가로 구식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마저 중국 수출을 멈추게 됐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제조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중국은 지난해 ASML 매출 기준으로 15%를 차지해 대만,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국이었다. EUV 장비 수입이 어려워지자 ASML에서 DUV 장비를 대거 수입하며 성숙 공정 반도체 생산에 초점을 맞춰왔다. 동시에 중국은 내부적으로 반도체 굴기에 수십억달러의 지원금을 쏟아붓고 장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ASML은 미국의 대중 규제로 인한 수익 타격이 크게 있진 않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중국이 자체 장비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시간은 걸려도 결국 만들어내긴 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가할수록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계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ASML의 기술력을 순식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이 ASML 임원진의 생각이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누군가가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10년 이내에 우리는 완전 다른 패러다임에서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우리의 입지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따라잡을 순 있겠지만 그때 우린 다른 곳에 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퍼을' ASML의 자신감…"中, 기술 복제 쉽지 않을 것"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다센 CFO는 중국이 ASML의 기술을 도난하려는 시도가 있어 현재 관련 법적 분쟁이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러한 행위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부터 주석, 텅스텐 등 5000여개의 공급업체가 있고 독일 광학 전문업체 칼자이스 등을 비롯한 전문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전 세계에 생태계를 구축해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ASML의 많은 기술은 그저 청사진에 적혀 있는 게 아니다. 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다"며 "청사진을 둘러싼 모든 공급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수개월, 수년간 얘기해서는 안 된다"며 "적어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만들려면 10년, 또는 그 이상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ASML의 고위 임원이 이처럼 자신감을 드러내는 건 EUV를 비롯한 반도체 장비 제작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ASML은 1984년 창립해 현재 시가 총액이 2500억달러에 달하는 유럽 내 가장 시장 가치가 높은 기술 회사가 됐다. 1995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뒤 성숙 공정에 사용되는 DUV 장비를 먼저 개발했다. 2000년대 초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 ASML은 이후 EUV 장비를 개발해 현재의 입지를 구축했다.


보도에 따르면 ASML은 과거 미국 정부가 이끄는 EUV 컨소시엄의 일환으로 20여년간 EUV 기술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인텔, 대만 TSMC,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현재 세 회사는 EUV 주요 매입 업체다. 당시 세 업체의 투자는 시장에서 보기 드문 경쟁 업체 간의 협력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ASML은 당시 또 전 세계 수백개의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ASML이 반도체 장비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생산해내는 생태계를 오랜 시간 동안 구축해온 것이다.


'슈퍼을' ASML의 자신감…"中, 기술 복제 쉽지 않을 것"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UV 장비는 180t 규모에 10만개 이상의 부품이 합쳐져 제작된다. 여기에는 3000개의 케이블과 4만개 이상의 나사, 2㎞ 이상의 호스도 들어간다고 한다. 이를 이동하는 데만 보잉747 비행기 3~4대가 동원된다. 가격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데도 반도체 회로를 더욱 미세하게 새길 수 있어 주요 제조사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장비다.


마르틴 반덴 브링크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모든 걸 다 혼자 할 순 없다"면서 "잘하는 것을 해야 하며 나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는 다른 주체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 ASML은 180개의 EUV 장비를 생산했다. 올해 중 60개의 EUV 장비를 출하할 계획이며, 향후 제조 능력을 강화해 2026년까지 생산할 DUV 장비 수는 두 배 수준인 6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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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ASML의 최첨단 장비에 대해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가 반도체 업계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EUV 장비 도입에 늦었던 인텔은 30년간 유지하던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지위를 지난해 놓쳤고, 신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ASML의 최대 고객이 된 TSMC가 올해 반도체 업계 1위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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