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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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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현장in]①키르기스스탄 오쉬 줄루수
코이카 지원 모아 80개 가로등 설치
주민 자립, 자발적 참여 기반의 ODA 확대

“카레아(코리아)! 라크마트(고맙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 오쉬시로부터 남서쪽으로 76km의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알라이군 줄루수 마을. 키르기스스탄 전통모자 칼팍을 쓰고, 목축업과 양봉, 온천업 등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이 이달 11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반겼다.


“한국 정부가 지어준 가로등 덕에 마을이 환해졌다. 이제 어르신들이 이슬람 사원을 갈 때 손전등을 켜지 않아도 된다.” -칼부 프리므쿨로바 줄루수 마을 주민(57세)


해발고도 1907m의 줄루수 마을은 톈산산맥에서 갈라져나온 알라이산의 만년설을 4계절 내내 볼수 있는 산악지대다. ‘하늘의 산’이란 뜻의 텐산 고원의 능선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지만, 농토가 없고 험준한 산이 많아 유목이나 목축업, 관광업이 생계를 잇는 유일한 수단이다.


[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키르기스스탄 오쉬주 알라이군 굴초면 줄루수 마을 주민들이 11일(현지시간) 외교부 취재진과 만났다. 코이카의 새마을기반 지역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줄루수 마을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와 적극성으로 기초환경개선부터 생산기반확충, 농가소득증대사업까지 '자립마을'로 선정된 모범 사례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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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오후 5시반이면 해가 진다. 695명(145가구)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지만, 대로변에 가로등을 세울 정부예산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교통사고는 매년 발생했다. 학교 앞이라 시속 40km를 지켜야 하지만 속도 규정을 어기는 차들이 많았다. 4년 전 이 지역 2학년 여학생이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해 먼 병원으로까지 호송되는 일도 있었다.


이에 코이카는 면정부와 힘을 합쳐 고속도로 3km 구간에 80개의 가로등을 설치했다. 면정부 재정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엄두도 못내던 기반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코이카 지원금 174만2500솜과 마을 자부담 4만3940솜을 갹출하고, 주민모임 7회를 거쳐 총 예산 178만6440솜으의 비용으로 가로등을 세울 수 있었다.


[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1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오쉬주 알라이군 굴초면 줄루수 마을에 설치된 가로등.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한 마을 특성상 교통사고가 잦았다. 코이카와 굿네이버스 예산으로 75개, 면정부 예산으로 5개의 가로등을 설치해 3km 구간에 80개 가로등이 설치됐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

주민들은 코이카 덕분에 마을이 환해졌다며 기뻐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키나이 멘디바예바(15세)는 “이제는 밤에도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무섭지 않다”며 웃었다. 술탄백 카리쇼프 굴초면 정부 부면장(54세)은 “코이카 외에 면정부 예산으로 5개의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했다. 이제 우리 면정부가 책임지고 유지보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이카 '새마을 지역개발 시범사업'… 마을 자립, 자발적 참여에 방점

코이카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굿네이버스와 함께 추이·오쉬·바트켄 주의 총 30개 마을을 ‘새마을 기반 지역개발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했다. 식수와 보건, 건축, 마을도로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이 중 사업성과가 좋고 주민 호응이 높은 최종 9개 마을을 시범마을로 선정했다. 줄루수 마을도 그 중 하나다. 목축업에 치중된 일자리가 다변화되고, 마을 기반 시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면장을 포함해 마을 프로젝트 리더, 학부모들까지 포함된 주민 회의를 거쳐서 코이카에 지원사업을 요청했다.


키르기스스탄 K-ODA는 ‘지역사회 주도 개발’과 ‘자립 기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수원국과의 깊은 소통없이 ODA공여국의 시각에서 무상지원을 할 경우 효과적인 지원이 될 수 없을 뿐더러, 공여국의 자립을 이끌수도 없어서다. 마을의 부담과 참여를 통해 수원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ODA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면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중 민주주의 성숙도가 높고, 한국에 대한 우호분위기도 형성돼있는 키르기스스탄은 사업 성공률이 높았다. 마을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자부담, 목표 설정의 지원 방식 영향이다. 코이카 사무소는 2015년 개소 이후 지난해까지 총 7077만달러(연평균 약 782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지윤근 코이카 키르기스스탄 사무소 부소장은 “농촌 개발 사업에 있어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참여적인 의사결정이 되면 사업성과에 대한 애정도 높아지게 된다.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드리고 있다”고 했다. 전홍수 굿네이버스 키르기스스탄지부 지부장은 “지역 주민들의 자립 의지와 하고자하는 열망, 그리고 그런 것(열망)들을 함께 모으고 참여하는 게 가장 큰 ODA사업의 동력”이라고 했다.


줄루수 마을에 안착한 또다른 사업은 양봉이다. 줄루수 마을 산 어귀 중턱에는 사과나무와 살구나무 밑에 번호표가 매겨진 벌통이 자리했다. 벌통과 울타리는 코이카 지원금 245만3400솜, 면정부 부담 17만솜을 합친 총예산 262만3400솜으로 만들었다. 주민들끼리 13회에 걸쳐 회의를 하면서 마을의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양봉사업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코이카에 지원을 요청했다. 벌꿀 진공포장시설을 구비해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9명의 주민이 마을 양봉시설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1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오쉬주 알라이군 굴초면 줄루수 마을에 위치한 양봉시설. 1단계 기초환경개선사업으로 가로등 설치가 이뤄졌고 사업실행평가를 통해 2단계 생산기반확충사업으로 마을 주민들의 숙원인 양봉사업이 설치됐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

이 사업의 운영위원인 아클벡 자파노프씨(33세)는 “러시아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다가 최근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부모님과 아내가 있는 곳에서 양봉일로 돈을 벌 수 있게돼 행복하다”고 했다. 아클벡 자나노프씨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통해, 양봉사업 홍보와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양봉사업은 현재 1㎏당 3.5달러로 가격을 책정했다. 지난해에는 1톤을 생산했고 올해는 3톤 생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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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1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오쉬주 알라이군 굴초면 줄루수 마을에 위치한 벌꿀포장시설. 1단계 기초환경개선사업으로 가로등 설치가 이뤄졌고 사업실행평가를 통해 2단계 생산기반확충사업으로 마을 주민들의 숙원인 양봉사업이 설치됐다. 2단계 사업 후 우수한 사업성과를 창출해 3단계인 농가소득증대사업이 실시, 벌꿀포장시설이 설치됐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
키르기스탄 정부 "韓경험 귀중해..현장 밀착형 ODA 성과로 나타나"

수원국 맞춤형 ODA에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화답하고 있다. 베기마이 톡토바예바 경제상업부 국장은 취재진과 지난 10일 가진 인터뷰에서 “코이카를 통해 진행한 새마을 운동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운영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코이카가 경험을 공유해주고, 현장인프라를 구축, 개선하고 현지인을 교육시켜주는 과정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카낫 아브드라흐마노프 경제상업부 차관은 “한국이 30~40년 전 밟았던 단계를 우리나라가 밟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금 제일 우선순위인 사업은 농업, 디지털, 공공행정 분야인데 앞으로도 꾸준히 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K-ODA현장in]①“라크마트 카레아”…산골마을 밝힌 가로등, 희망을 심다 10일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인터뷰중인 카낫 아브드라흐마노프 경제상업부 차관[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



외교부 공동취재단(오쉬)·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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