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제한 시 정자·난자의 질에 영향
정상적인 식사 후에도 영향 지속돼
간헐적 단식의 한 방법으로 이용되는 '시간제한 식사법'이 생식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알렉세이 마클라코브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제브라 피시'를 이용해 시간제한 식사법이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간제한 식사법은 특정 시간대에만 음식을 섭취하고 그 외 시간에는 물을 제외한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 방법이다.
제브라피시는 잉어과에 속하는 인도산 열대어로, 인간과 유전적 구조가 80% 이상 유사해 포유류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비임상 중개연구 모델로 최근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생물이 음식 섭취량이 부족할 때 대처하는 방식은 난자와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단식이 끝난 뒤에도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먹이 줄어들면 생존에 힘써…먹이 활동 돌아와도 번식의 '질적 감소'
연구팀은 제브라피시가 단식기간과 그 이후 먹이에 노출됐을 때 몸의 유지와 정자·난자 등 번식에 자원을 배분하는 정도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태어난 새끼의 상태 등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암컷은 단식 기간에 2세를 생산을 줄이는 등 번식 능력을 희생해 몸을 지탱하는 체세포를 유지하는 등 생존에 자원 배분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식이 끝나고 정상적인 먹이활동을 하게 된 암컷은 새끼의 수를 늘렸지만, 이렇게 태어난 새끼의 생존율은 감소했다. 즉 먹이 활동이 돌아왔음에도 '번식의 질적인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수컷도 정자의 속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이에 연구팀은 단식의 체중 감량 및 건강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생식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에드워드 아비메이-쿡 박사는 "암컷은 단식 뒤 정상적인 먹이 활동을 회복하면 난자의 질을 희생해서라도 알의 수를 늘리는데, 결국 2세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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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난자와 정자의 질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단식이 끝나고 정상적인 먹이 활동을 회복했을 때도 볼 수 있었다"면서 "난자와 정자의 질이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는지 이해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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