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⑮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투자한 교육회사 정체

챗GPT 플러그인 파트너사로 선정
국내 교육분야 1위 앱 '스픽' 운영
GPT-4 적용 'AI튜터'로 인기몰이

차승재 스픽이지랩스 부사장

지난달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를 공개했다. 플러그인 서비스는 외부 서비스를 챗GPT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챗GPT가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가령 챗GPT를 통해 익스피디아와 연계해 호텔 검색·예약을 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플러그인이 ‘AI계의 앱스토어’로 불리며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까지 플러그인 서비스의 파트너사는 11개. 한국 스타트업도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줄을 서 대기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한국 기반 서비스로 챗GPT 플러그인 파트너에 포함된 기업이 있다. 에듀테크 기업 ‘스픽이지랩스’다.

스픽이지랩스는 모바일 앱 ‘스픽’을 운영하는 회사다.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는 앱이다. 지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스토어를 통틀어 교육 카테고리 부문 1위에 올랐다. 누적 매출은 2000만달러(약 260억원)가 넘는다. 한국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비중이 90% 이상이다. 해외 진출 작업도 시작했다. 작년에 두 번째 시장인 일본에 진출했다.

코너 즈윅 스픽 대표

스픽은 미국인 코너 즈윅과 앤드류 주가 2016년 공동 창업했다. 미국 회사임에도 한국 시장에 먼저 뛰어든 이유는 철저한 시장조사가 기반이 됐다. 한국 영어 사교육 시장은 성인만 한정하더라도 3조원 규모다. ‘레드오션’이라는 말도 있지만, 막상 회화 분야에서 뛰어난 서비스는 없다는 분석을 내렸다. 즈윅과 하버드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한국인 차승재 부사장이 합류한 것도 도움이 됐다.

타깃을 한국으로 잡은 후에는 기술개발에 주력했다. 악센트와 상관없이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스픽 앱을 개발했다. 천재 소리를 들었던 하버드 자퇴생 즈윅 대표의 뚝심 있는 추진력 덕분이었다. 즈윅 대표는 고교 시절 ‘100만 다운로드 앱’을 만든 적이 있다.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은 5년 전, 앱 출시 2년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내자 오픈AI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드 투자도 오픈AI 창업자 샘 알트먼이 회장으로 있던 와이콤비네이터로부터 받았고, 작년에는 오픈AI의 스타트업 펀드로부터 투자받았다. 누적 투자금액이 600억원을 넘는다. 오픈AI가 유망 분야 4가지에 교육을 선정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좋았다는 것이 스픽측의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 AI 튜터다. GPT-4를 기반으로 하는 프리토킹 수업이다.

AI튜터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서 이를 텍스트로 바꾼다. 대화 문맥을 고려해서 내용을 이해한다. 적절한 답변을 음성으로 내뱉는다. 회화 실력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24시간 내내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적인 비대면 회화 수업과 차별점이다. AI임에도 마치 원어민을 대하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사람이라면 미처 잡아내지 못할 수도 있는 틀린 점도 바로바로 지적해준다.

스픽은 시공간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도 강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멤버십은 연간 12만9000원(프리미엄 멤버십)과 29만9000원(프리미엄 플러스) 등 크게 2가지 요금제가 있다. 차승재 스픽 부사장은 “스픽은 유저의 높은 참여도와 직관적 디자인 등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영어를 잘 말하고 싶은 이들이 진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