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참패 부른 '태극기'와의 유착
총선 1년 앞두고 재소환
유상범 "당원도 아니고, 개딸보다 영향 작아"
조수진 "중원 바라본다면 자제 요구해야"
이준석 "자유정당이라면 정교분리"
전광훈 목사의 예배에 참석해 잇단 실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여러모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실언 사태로 인해 이른바 '극우 태극기 세력'이 여당 내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총선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도 태극기 세력과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제가 어떤 말을 하면 또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고 저는 이미 이 주제에 대해서는 영원히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바 있다"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의 실언 사태는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설전으로까지 비화한 상태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 비판에 나선 홍 시장을 향해 "지방행정에 전념하라"고 했고, 이에 홍 시장은 "전(광훈)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에겐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오히려 '너는 지방 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아스팔트 우파'와 여권의 연관성을 다시금 끄집어내는 계기로 작용하고, 김 대표가 과거 전 목사에게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추켜세운 발언마저 끌어올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김 대표도 옛날에 전 목사를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거(실언) 해봐야 어차피 징계 안 될 거라는 거 아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2020년 21대 총선 직전 아스팔트 우파와 손잡고 장외투쟁에 골몰하다 21대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이들과의 연결고리가 다시 부각될 경우 중도층에 안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보수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정당이라고 하면 정교분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수도권이나 중도층에서는 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도부에서도 엄중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표는 강단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처음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엄중 경고라든가 신속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했다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었을 것 아닌가"라며 "김 대표의 강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여당과 '아스팔트 보수'와의 관계를 더불어민주당과 개딸(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간의 관계로 빗대며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강력 지지층이라는 이른바 개딸, 이것 때문에 굉장히 고전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중도와 중원을 바라본다면 자제를 요구하기도 해야 된다"고 했다.
반면 전 목사가 개딸보다는 당내 영향력이 작다며 특별히 선을 긋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딸들이 민주당에 직접 들어와서 권리당원으로서의 영향을 미치는 것에 비하면 그 영향력은 훨씬 적다"며 "전 목사가 우리 당 당원인가? 아니지 않나"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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