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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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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강영현役 인터뷰
체중 10kg 증량해 실존인물 표현
과장無·공감…코미디 철학 밝혀

배우 안재홍(36)에겐 신기한 능력이 있다. 마치 매직아이처럼 배역과 본인이 겹쳐 보이는 마력. 작품 속 배역 이름이 발에 꼭 맞는 신발처럼 오래 기억되게 하는 재주다. 영화 '족구왕'(2014) 만섭, '사냥의 시간'(2020) 장호,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 정봉, '멜로가 체질'(2019) 범수에 이어 또 하나의 인생 배역을 추가했다.


안재홍은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에서 부산농구부 코치가 된 25세 청년 강양현(현 3x3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을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강양현 감독의 근황을 전하며 인터뷰 테이블에 앉았다. 아이처럼 자랑하는 안재홍의 얼굴에서 뿌듯함이 읽혔다.


"감독님이 어제 싱가포르에서 첫 경기를 했고 대승을 거뒀다고 들었어요. 오늘 3X3 강팀 뉴질랜드와 경기가 있는데 꼭 이기고 싶다고 하셨는데, 응원하고 있어요. '리바운드'에 용산고 선수로 등장하는 허훈(상무) 선수도 현재 감독님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에 소집돼 있는데 신기해요."


[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안재홍[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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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뜨거웠던 농구장으로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농구부 전국대회 경기를 본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투자 직전에 제작이 물거품 됐다가, 약 5년 전 넥슨과 만나 세상에 나오게 됐다. 11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안재홍이 합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장항준 감독이 2021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리바운드'를 언급한 모습을 본 안재홍은 '나한테 연락이 올 것 같다'는 촉이 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예상대로 그는 섭외 연락을 받았고, 사흘 만에 '무조건 하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그는 우연인 듯 운명처럼 강양현이 됐다.


"시나리오를 받고 기분 좋고 신기했어요. 뜨거운 이야기에 흥분하면서 단숨에 읽었고, 그날 저녁에 바로 하고 싶다고, 잘해보고 싶다고 연락했어요. 진심을 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야기의 무시무시한 힘을 느꼈죠. 2012년 뜨거웠던 농구장으로 관객을 모셔와야겠다, 유쾌함을 지켜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안재홍[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안재홍은 코미디에 진심이다. 그에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특유의 연기 호흡이 있다. 0.1초 사이 찰나 침묵에서 읽히는 진정성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전한다.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주던 정봉이, 범수의 존재감을 넘어설 강양현이 온다.


그는 "코미디 연기에 여러 기술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과장된 호흡이나 웃기려는 시도가 읽혀선 안 된다고 봤다. 관객이 이야기에 거리감을 갖게 하지 않도록, 상황이 주는 코미디를 통해 공감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안재홍은 9년 전 '족구왕'에서 스포츠 영화에 도전한 바.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로 분하는 신예 배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그는 "누군가의 선배, 형 역할로 작업한 영화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멋진 후배들과 재밌게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팀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저절로 선수와 코치의 관계성이 생길 거라고 봤다"고 떠올렸다. 실제로도 코치와 선수 관계가 된 것이다.


"후배들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 싶었어요. 두 달 동안 계속 농구 경기 장면을 찍으면서 체력 관련 조언을 해줬어요. 16강전에서는 조금 체력을 아꼈다가 이후 주요 경기 때 더 많이 보이라고 이야기했죠. 중요한 순간에 다치면 제대로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잖아요. 그럴 때 배우가 얼마나 속상한지 아니까요."


"지구 멸망한다면? 냉면에 냉제육 먹어야죠"
[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리바운드' 스틸[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의 외형도 연구했다. 그는 "배역에서 실제 사진으로 디졸브 되는 장면이 시나리오에 있었다"며 "현실감 넘치고 생생한 느낌을 내려면 진짜로 이 캐릭터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떠올렸다. 강영현 코치의 조언이 절실했다. 안재홍은 사소한 거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가면서 연구했다.


"이야기가 이미 극적이라서 일체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사진을 보니 강 코치가 뒷머리를 많이 길었더라고요. 왜 길었냐고 물어보니 '헤라클래스'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했죠.(웃음) 당시 강 코치가 25살이었어요. 18살 때는 25살이 완전 어른 같지만 사실 강 코치도 굉장히 젊은 나이었던 거죠. 어린 코치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대 코치 기선제압도 해야 하고. 얼마나 떨렸을까요. 실제로 일부러 어려 보이지 않도록 정장 바지를 입고 목소리와 제스쳐를 더 크게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에 관해 "멋진 사람, 뜨거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둔 고수 코치가 아이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처음 코치가 된 사람이 부딪히고 꺾였다가 다시 뚫어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 시대 수많은 강양현에게 울림을 선사할 수 있는 이야기예요. 잘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되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지내는 요즘 세대에게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느껴보자고 이야기하는 영화예요."


[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안재홍[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리바운드' 크랭크인을 앞두고 '멜로가 체질' 촬영을 막 마친 안재홍은 슬림한 체격이었다. 당시 강양현 코치의 외형을 표현하려면 10kg 정도 증량이 필요했다. 그는 "살을 찌우는 데 정확히 일주일 걸렸다"며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체중 증량한 게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배우 중에 미식가가 많다. 안재홍도 음식을 사랑하고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충무로 미식가 중 한 명이다. 그에게 '내일 지구가 멸망하기 전, 단 하나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갑자기 달변가로 변신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딱 하나만 먹어야 하나요?(웃음) 음, 평양냉면에 냉제육이요. 냉면집에서 차갑게 파는 제육이 냉제육이에요. 새우젓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냉제육에 빠지면 온제육을 잘 못 먹어요. 저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먹거든요.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서 보면서 만들어봤어요. 위를 받쳐서 수육을 한 다음 이렇게 내서 누르면 기름만 빠지고 그대로예요. 랩에 싸서 하루 뒤에 먹으면 단단한 육질이 만들어집니다. 정말 맛있어요."


함께 손뼉 치며 웃고…시네마는 영원히

안재홍은 지난해 연출한 단편영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가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된다고 전했다. 당시 작업은 잊히지 않을 소중한 기억이자 앞으로의 자양분이 됐다. 그는 "대학교 때 매 학기 워크숍 과제로 소규모 단편영화를 촬영했다. 그 시간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상업작품을 하면서도 그 작업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울릉도에서 열흘 동안 촬영하고 나왔는데 정말 끝내주게 환기가 됐다. 처음 영화를 만들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때의 시간이 쌓여서 지금 '리바운드'까지 오게 된 거 아닌가. 촬영, 편집한 영화를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했는데 좋았다. 또 작업할 기회가 오면 근사하겠다"고 했다.


[온더레코드]안재홍 "지금 이 순간, 후회없이 느껴야죠" 안재홍[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안재홍은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영화관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은 상황. 4월 개봉하는 '리바운드'는 업계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안재홍에게 극장 영화의 의미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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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엑스에서 일반 관객 시사회를 했는데, 2000여석이 꽉 차고 난리가 났더라고요. 선수들이 득점할 때 관객들이 함께 손뼉을 치고 재밌는 장면에서 웃었어요. 그게 바로 영화가 주는 행복 아닐까요. 영화를 말하는 단어로 필름(Film), 무비(Movie), 시네마(Cinema)가 있죠. 그중 시네마가 주는 쾌감과 행복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에요. 영화를 다 같이 극장에서 즐기면서 봐주시길 바라고 다시 한국영화도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리바운드'도 사랑받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농구장에 가서 3점슛도 쏘고, 버저비터까지 다 쏠 수 있어요. 트램펄린 밟고 덩크슛까지 못 할 게 없습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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