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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덴마크 스키장…발 밑에선 쓰레기 소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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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대표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
빌딩과 인공산 합친 과감한 디자인
'혐오시설' 오명 벗고 랜드마크 부상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 신규 소각장을 건립할 때 덴마크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롤모델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마게르 바케는 2017년 완공된 코펜하겐의 소각장으로, 아름답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기피시설'로 받아들여지는 소각장의 통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시장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쓰레기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찾았다. 오 시장은 시설을 둘러본 뒤 "(소각장을) 지화하하면 매력 요소로 만드는 데 한계가 생긴다"라며 "전체 50~80%만 지하화하는 등 융통성 있게 (가능성을) 열어놓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소각장을 설립해 오는 202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주민 반대를 완화하기 위해 주요 시설의 전면 지하화를 약속한 상태다.


기피시설을 랜드마크로 탈바꿈한 역발상
도심 한복판 덴마크 스키장…발 밑에선 쓰레기 소각 중 아마게르 바케 덴마크 코펜하겐 쓰레기소각장 및 발전 시설 [이미지출처=아마게르 바케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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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이 마포 소각장 갈등의 해법으로 찾은 아마게르 바케는 쓰레기 등 폐기물을 소각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바탕으로 전력을 만드는 시설이다. 너비 200m, 높이 85m에 이르는 시설로, 최신식 소각장임에도 지하화를 하지 않고 구조물 전면을 지상에 드러냈다.


소각장은 독특한 외벽과 굴뚝으로 둘러싸인 빌딩 형태이며, 건물 상부에는 작은 인공 언덕과 길이 조성돼 있다. 이 길을 따라 주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인공 눈을 덮어 스키 리조트로 활용하기도 한다. 완만한 평지 위에 세워진 코펜하겐에서 자연스럽게 랜드 마크로 주목받았으며, 코펜 힐(Coppen hill)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과감한 디자인은 덴마크의 건축설계사,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이 제안했다. 통상 쓰레기 소각장은 선진국에서도 님비(NIMBY)의 대상이다. 따라서 최대한 시설을 지하화해 구조물을 감추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BIG는 오히려 독특한 구조물 양식으로 눈에 띄는 빌딩을 세워 지역 주민의 이목을 끌고, 인공 스키 리조트까지 추가하는 역발상을 해냈다. 그 결과 아마게르 바케는 기피시설에서 문화시설로 탈바꿈했다. 특히 건물과 인공산이 공존하는 디자인은 2021년 세계 건축 축제(WAF)에서 '올해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쓰레기 소각장 본연의 기능도 탁월하다. 이중 구조로 만들어져 쓰레기의 악취가 소각장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으며, 매년 평균 44만t의 쓰레기를 소각하고 57메가와트(MW)의 전력을 도시로 보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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