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HSBC, SVB 영국 지사 인수…매입가 1600원

영국 HSBC 은행이 뱅크런 사태로 폐업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영국 지사를 1파운드(약 1600원)에 인수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SVB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급한 불을 끈 영국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노엘 퀸 HSBC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영국 사업에 매우 전략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영국 SVB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이번 인수 발표는 미국 금융당국이 SVB 예금 전액 보호 및 은행권 유동성 공급을 위한 '새로운 기금(BTFP)' 프로그램 가동을 발표한 이후 나왔다. SVB가 진출한 영국 역시 다른 주요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은행들의 연쇄 파산과 스타트업 줄도산 등 자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검토해 왔다.

영란은행(BoE)은 "이번 (HSBC의 SVB 인수) 조치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 은행들은 없다"며 "광범위한 영국의 금융 시스템은 안전하고 건전하며 자본 또한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10일 기준으로 영국 SVB의 대출은 55억 파운드, 예금은 67억 파운드로 집계됐다. 유형자본은 14억 파운드로 예상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SVB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테크 기업들이 예금을 인출하며 순식간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휩싸였다. 은행은 미 국채 등 기존 자산을 매각해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해 18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자산 손절 발표 직후 예금주들이 대규모 현금 인출에 나서며 미 당국이 SVB 폐업을 결정,1982년 설립 4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