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과 무슨 차이냐"…野, 3.1절 기념사에 "친일 본색" 비판

"항쟁 정신, 건국 이념 부정하는 기념사"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두고 "일제 강점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고 질타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 못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제104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 대해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일제 식민지배에 전국민이 항거한 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숭고한 항쟁의 정신과 건국 이념을 부정하는 대통령의 기념사"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어 윤 정부의 대일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한 해법은 그 어디에도 없는데 이 사실을 윤 정부만 필사적으로 모른 척하며 협력 파트너를 운운하고 있나"라며 "결국 기념사를 통해 윤 정부의 대일본 굴종 외교만 재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3.1절 기념사에 대해 "친일 본색마저 드러냈다"며 "우린 힘이 없으니 일본 덕을 보는 게 맞다고 주장한 매국노 이완용의 발언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 인식의 궤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고 자국 영토임을 포기하지 않는 일본, 일제 강제노동 위안부 문제를 한 번도 제대로 인정, 사과하지 않고 다시금 군사 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이라며 "한일 관계의 앞날이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