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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음악, 여행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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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떠나는 추억의 음악 여행
영원한 가객,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공간의 향수 하이마트음악감상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음악은 더 그렇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따사로운 햇살처럼 포근한 추억을 남겨줄 낭만적인 공간으로 떠나봅니다. 대구로 떠나는 음악 여행은 추억이 함께해 정겹습니다. 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납니다. 고작 350m 남짓 되는 이 길을 걷는 데 서너 시간 이상은 족히 걸립니다. 커다란 울림으로 기억되는 가수 김광석 때문입니다.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먼지가 되어’, ‘이등병의 편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가슴을 적시는 명곡들을 남겨놓고 너무 일찍 떠나간 천재 가수가 그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동성로 하이마트음악감상실에는 긴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공간의 향수가 전해집니다. 100년 세월을 원형 가까이 간직하고 있는 진골목 미도다방에는 올드 팝이 흘러나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대구 음악 감상실의 명맥을 이은 녹향도 있습니다. 1946년 향촌동에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입니다. 이처럼 대구 중구 일대에서 선율에 취하다 보면 봄날의 하루해는 짧기만 합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음악, 여행이 되다! 김광석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난다. 사진=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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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음악 여행은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서 시작한다. 김광석은 대봉동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다. 유년 시절 뛰어놀던 신천 제방 옆 골목에 그의 목소리와 미소를 빌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조성됐다.


10년만에 다시 김광석그리기길을 찾았다. 길 입구에 서면 기타를 치며 웃는 김광석 동상이 여전히 반겨준다. 350m쯤 이어진 골목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이 잔잔하게 녹아들었다. ‘기다려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등병의 편지’ 등을 노랫말과 더불어 벽화로 꾸미고, 기타 모양 벤치와 김광석을 본뜬 조형물로 길목을 채운다. 스피커에서는 영원한 가객의 주옥같은 노래가 종일 흘러나온다.


길은 2010년에 그린 빛바랜 벽화 옆에 김광석의 모습을 담은 새 그림을 채웠다. 길 중간에 야외 콘서트홀이 자리하며, 주말에는 제2의 김광석을 꿈꾸는 가수들이 버스킹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 1월에는 고(故) 김광석 27주기 추모 공연이 열렸다. 해가 저물면 김광석빛길 등에 조명을 밝혀 은은한 회상과 산책을 돕는다.


길 끝 대형 기타 조형물에서 모퉁이를 돌면 김광석스토리하우스가 있다. 김광석의 삶과 노래, 음반을 만나는 장소다. 관현악부와 합창부로 활동한 중·고등학생 때 사진, 노래를찾는사람들과 동물원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 콘서트 영상을 볼 수 있다. 김광석은 생전에 소극장을 순회하며 1000회가 넘는 콘서트를 열었다. 추억의 노래를 홀로 듣는 청음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음악, 여행이 되다! 김광석그리기길에는 영원한 가객의 주옥같은 노래가 종일 흘러나온다. 사진=조용준기자

김광석은 마흔이 되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을 꿈꿨다. 만 32세에 세상을 떠나 못다 이룬 꿈에 대한 사연이 김광석스토리하우스 내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애잔하게 남아 있다. 해외 팬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있으며, 부모가 자녀와 함께 찾아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엽서를 느린우체통에 부치고, 김광석의 음반과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뒤편은 방천시장으로 연결된다. 시장에는 노포와 카페, 공방, 사진관 등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간판 위에 앉은 김광석 조형물이 앙증맞아 눈길이 자꾸 간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연중 무료 방문이 가능하다.


대구 중구는 거리 곳곳에 추억의 선율이 흘러 넘친다. 3대째 운영하는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1970~1980년대 대구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에게 향수 가득한 장소다. 하이마트는 독일어로 마음의 고향이라는 뜻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음악, 여행이 되다! 김광석그리기길 350m에 이르는 짧은 길이지만 걷는 시간은 서너시간이 걸린다. 곳곳에서 들리는 음악소리에 발길을 멈추는 횟수가 잦다. 사진=조용준 기자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1957년 옛 대구극장 근처에 문을 열었으며, 1983년 이곳 동성로(공평동)로 이전했다. 초대 대표 고 김수억 씨의 딸에 이어 현재 외손자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클래식 동아리 회원들이 주축이 돼 교류하던 공간이었고, 당시 회원들이 지금도 이곳 문을 두드린다.


닭갈비 식당 간판이 뒤엉킨 골목을 지나 하이마트음악감상실에 들어서면 복고 분위기가 완연하다. 전면에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무대가 있고, 한쪽 벽에 음악가들 모습이 담긴 대형 부조가 인상적이다. 객석과 그랜드피아노, 오르간 등이 공간을 채우고, 한쪽에 조도가 낮은 DJ 박스가 있다. 빛바랜 LP반 수천 장과 옛 오디오 장비 등이 연륜을 뽐내며, 신청곡을 적던 낡은 칠판이 한편에 놓여 있다.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영화 신의 한 수 : 귀수편에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레트로 바람을 타고 젊은 층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 복고 분위기를 느끼려는 청춘들이 방문해 클래식 외에 산울림, 김동률 등의 노래를 신청한다. 넓은 공간에 수준급 장비를 갖춘 감상실이 뿜어내는 음악은 가슴을 두드리는 묵직한 감동이 있다.


이곳 대표는 “스피커와 공간이 세월을 머금으면 소리가 더 무르익는다”고 말한다. 하이마트음악감상실에 까다로운 규칙은 없다. 자유롭게 음악을 신청하고 휴게실에 나와 잠시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눈 뒤 다시 원하는 음악을 들으면 그만이다. 입장료 8000원에 차와 간단한 다과를 제공한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음악, 여행이 되다! 하이마트 음악감상실의 DJ박스의 풍경

대구 음악 감상실의 명맥을 이은 양대 산맥 중 다른 곳은 녹향이 있다. 1946년 향촌동에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이다. 대구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으며, 수차례 이전을 거듭하다가 2014년 향촌문화관 지하에 둥지를 틀었다. 창업자 이창수 선생에 이어 아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초창기 축음기와 LP반 등이 있고, 현대식으로 단장한 감상실 내부에 한국 대표 음악가들의 초상화가 돋보인다. 은발이 멋진 DJ가 틀어주는 고전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향수의 여운을 간직한 채 옛 도심으로 향하면 진골목이 반겨준다. 100년 세월을 간직한 대구 도심 골목이 원형 가까이 남은 곳이다. 진골목의 진은 대구 사투리로 긴을 뜻합니다. 정소아과의원은 대구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2층 양옥이다. 골목 한가운데 미도다방이 있다. 70세 넘은 사장, 수십 년 된 단골손님이 쌍화탕을 즐기는 이곳에는 올드 팝이 흘러나온다. 최근 진골목에는 한옥 스타벅스도 문을 열었다.


청라언덕 맞은편 대구 계산동성당(사적)은 근대문화골목의 상징 같은 건축물이다. 대구에 처음 세운 서양식 건물로, 본래 한식이던 성당을 화재 이후(1902년) 현재 모습으로 재건했다. 뾰족집이라고도 불리는 성당은 고딕이 가미된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야외조명을 설치해 밤에 더 운치 있다. 1980년대풍 쎄라비음악다방은 드라마 사랑비 세트장으로 문을 열었으며, 창 너머로 계산동성당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경부고속도로나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다 북대구IC를 나오면 김광석 거리가 있는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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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서문시장의 먹거리 탐방도 빼놓을 수 없다. 또 대구 시민들의 쉼터인 앞산공원은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케이블카, 전망대 등이 있다. 그중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구 시가지 경관이 장관이다.




대구=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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