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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법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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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법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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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하루 만에 사퇴했다.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잇따르는 등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판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들끓었다. 가해자인 정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받고도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행정소송, 학폭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까지 내며 최고 명문대에 진학한 반면, 피해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정상적인 학업 생활마저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공분은 더 커졌다. 당시 검사로 재직 중이던 정 변호사는 아들의 진술서 작성에 직접 관여하며 법 제도의 허점을 악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피해학생은 얼마나 무력감을 느끼고 삶이 피폐해졌을지 상상조차 어렵다.


온라인에선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더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는데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띈 건 "현실이 이럴진대 내 자식이 소위 '힘 있는' 기득권층 자녀에게 폭력을 당했을 때 과연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냉소였다. "당장 주변에 아는 변호사 한 명 없는데,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면 어딜 찾아가야 하냐"부터 "제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를 세운들 현직 검사쯤 되는 상대와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탄식이 이어졌다. 학교폭력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소송을 벌이고 법적 다툼을 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고, 억울한 피해를 봐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데 막막해하며, 법 집행 과정과 사법부마저 불신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소속 변호사들에게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이용을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시정 명령과 함께 각각 10억원이라는 최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변호사 간의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변호사가 3만명을 넘는다지만 가뜩이나 정보 불균형이 심한 법률 시장에서 일반 국민이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한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특정 사건에 전문가인 변호사를 찾기부터가 쉽지 않은 데다 애써 발품을 팔아 법률 상담을 받으려 하면 수임료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어서 소송을 포기하는 일도 다반사다. 법률 플랫폼은 이를 겨냥해 탄생했다. 변호사들이 광고료를 내고 자신의 전문분야와 출신학교, 경력 등을 홍보하고, 상담비, 사건 종류별 기본 수임료 등도 공개한다. 로톡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학교폭력'으로 검색만 해도 69명의 전문변호사를 소개하고, 15분 전화상담에 최소 2만원이 발생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의뢰인들이 남긴 후기와 평점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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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플랫폼에 허위·과장 광고가 많고, 변호사가 자본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변협의 우려도 분명 귀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다른 신생 플랫폼 사업들이 그러하듯, 이는 시장과 소비자들이 판단할 부분이고, 부작용은 업계와 관계당국이 해결책을 찾아 최소화해야 한다. '법 없이도 살 만한' 평범한 국민들은 당장 기본적인 수준의 법률 상식조차 쉽게 물어보거나 의논할 곳이 없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하고, 누구도 법 앞에서 특권을 누려선 안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가 부정당하는 현실에서, 좀 더 편리하고 싸게 법률서비스를 이용하게 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더 이상 막을 수도, 막을 명분도 없다.




조인경 산업부문 조사팀 차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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