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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우크라行, 노린 카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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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경고
미국 등 서방 연합 전선 강화
바이든 대통령 재선 앞두고 리더십 부각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푸틴은 실패했다. 전쟁 발발 1년이 지났지만, 키이우는 서 있다. 우크라이나도 서 있다. 민주주의도 서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며칠 앞두고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한 것은 여러가지를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의 우크라行, 노린 카드 3가지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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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여기 있다" 푸틴 향한 경고

먼저 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1년 전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강한 경고’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미군이나 동맹국 군대가 상황을 통제하지 않는 '전쟁지역(war zone)'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억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구상, 추가 대러 제재 방침도 공개하며 서방의 리더로서 결코 러시아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눈 대화들에서도 거듭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사선 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는 푸틴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증거가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에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마린스키궁에서 회담 후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선 두 정상은 약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 밤에 했던 통화를 회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은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린다고 했다. 난 절대 그것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세상은 곧 바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키이우를 떠나며 공개한 성명에서도 "오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그리고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굴하지 않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한 새 군사원조 계획은 포탄, 대장갑 시스템, 방공 레이더 등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장비 지원이 골자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내 대러시아 추가 제재를 공개하겠다고도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푸틴은 서방국가들이 인내심을 잃고 지원을 중단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몇년이 걸리더라도 확고하게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일각에서는 전쟁 발발 1주년 즈음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군의 대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모스크바에서 대의회 국정연설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의 우크라行, 노린 카드 3가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서방 연합전선 강화...재선 도전 앞두고 리더십도 부각

이번 깜짝 방문은 전쟁 장기화로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연대감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도 추가 지원, 종전 방안 등을 둘러싼 견해차가 조금씩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의 키이우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의 지원, 미국 주도의 연합의 결속력 등이 얼마나 이어질 지 많은 질문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앞장서서 강력한 지원 방침을 선포함에 따라,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서방 진영 내 균열을 사전에 차단하고 결속을 다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성명에서 "지난 1년간 미국은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걸친 여러 나라들과 전례 없는 군사적·경제적·인도적 지원을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전 세계 동맹을 향한 메세지로 해석된다. 서방의 맏형으로서 미국이 먼저 지원에 나선 만큼 동맹국들도 함께 해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특히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의지를 드러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키이우 땅을 직접 밟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몇달에 걸쳐 극비리에 세심하게 계획됐고 지난 17일에서야 최종 승인됐다고 미 행정부는 확인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출국 직후 진행된 화상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은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에 있어 선명하고 오해의 여지가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출발 몇시간 전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사실을 러시아측에 알렸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을 비롯한 동맹국 지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바르샤바에서 진행되는 연설에서는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란 메시지를 재차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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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2024년 대선 도전을 결정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번 방문을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재차 환기하고 자신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특히 키이우 땅을 밟은 이날은 미국의 법정기념일인 '대통령의 날(프레지던트데이)'기도 하다. AP-NORC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찬성하는 여론은 5월 60%에서 최근 48%로 약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 하원 다수당을 장악한 공화당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백지수표를 줄 수 없다'는 발언이 잇따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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